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1980∼2020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 가격 추세' 보고서를 29일 내놨다.
국민 1인당 GDP는 1980년 1714달러에서 2019년 3만1754달러로 18.5배로 커졌다. 환율을 고려하지 않으면 1인당 GDP는 35.9배로 늘었다.
보고서는 이를 기준으로 항목별 가격 상승률을 비교 분석했다.
예컨대 같은 기간 담뱃값은 1갑에 300원에서 4500원으로 15배가 됐는데, 1인당 GDP 상승폭(18.5배)과 비교하면 실질적 가격이 내린 셈이라는 뜻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농수산물과 공산품 등 소비재 대부분의 명목가격 상승률이 1인당 GDP 상승폭보다 작았다.
쌀값(4㎏ 환산 기준)이 3000원에서 9500원으로 3.2배로, 닭고기는(1㎏ 환산 기준)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로 오르는 등 대부분의 식자재 가격 상승폭은 40년간 9배를 넘지 않았다.
같은 기간 1인당 GDP 상승폭을 고려하면 체감 가격은 크게 떨어진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반면 서울 강남 아파트값은 1인당 GDP 상승폭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구 은마아파트(3.3㎡ 기준) 매매가는 1980년 약 77만 원에서 6469만 원으로 84배가 됐다. 전세가는 16만 원에서 1629만 원으로 102배로 뛰었다.
유형의 재화보다 무형의 서비스 가격이 비교적 더 올랐다. 담배 15배, 스낵류 11배, 삼겹살 9.7배, 소주(출고가) 5.1배 등 유형 재화는 GDP 상승폭에 못 미쳤다.
반면 사립초등학교 등록금 44.5배, 서울대 등록금 19.1배 등 일부 서비스는 1인당 GDP 상승폭을 웃돌았다.
지하철, 식사(돈가스), 영화, 커피를 포함해 같은 방식으로 데이트했을 때 1980년에는 7140원이 들었지만, 올해는 6만120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40년간 주요 소비재의 실질적인 가격은 대부분 하락했지만, 수치상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 분석일 뿐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