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40조 원 규모의 긴급구호자금 투입을 위한 채권 발행을 제안한 데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같이 언급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22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대응 방안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40조 원 규모의 긴급구호자금 투입과 함께 관련 재원 마련을 위해 40조 원 규모의 ‘코로나 극복채권(3년 만기·연이자 2.5%)’ 발행을 제안한 바 있다.
미래통합당은 이렇게 만들어진 40조 원의 자금으로 400만 명의 중소자영업자에게 500만~1000만 원의 긴급구호자금을 직접 지원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원금액은 피해 규모에 따라며 500만 원, 750만 원, 1000만 원씩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한 미래통합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기요금, 수도요금, 건강보험료 각종 세금·공과금 감면하자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사실상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만큼 채권 발행을 통한 40조 원 규모의 긴급구호자금에 대한 통합당과 청와대의 소통, 나아가 정부 차원의 검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야당 측이 먼저 채권 발행을 제안한 만큼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치적 부담도 상당 부분 덜 수 있게 됐다. 정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을 고려할 때 국가채무를 더 늘리는 채권 발행은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카드다. 하지만 황 대표가 먼저 멍석을 깔아준 만큼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다음 주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국민에게 생계비를 지원하는 이른바 ‘재난소득’ 지급 문제가 논의되는 만큼 통합당의 긴급구호자금 제안이 함께 다뤄질 수도 있다.
다만 국민채권과 함께 황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은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황교안 대표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영수회담도 제안했는데,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면 회담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그런 의미는 아니다”라며 “일단 40조 원의 채권 발행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만 있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