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강세를 기록했다. 장기물보다는 단기물이 강해 일드커브는 스티프닝됐다. 특히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차는 2년10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간 약했던 물가채도 강해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5거래일만에 30bp대를 회복했다.
반면,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한 상황을 반영해 가계대출금리와 이자율스왑(IRS) 시장의 준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는 올랐다. 다만 오전 상승, 오후 하락 고시되면서 혼선을 빚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연준과 정부 당국의 시장안정화조치가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다만 크레딧채권들은 여전히 약세를 보여 시장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다음주부터는 정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추가 국고채 발행물량이 더해져 국고채가 발행된다는 점에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물량 부담감이 크다고 밝혔다. 당분간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변동성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10bp 급등한 1.65%를 기록했다. 17일 1.36% 이후 5거래일째 오름세다.
CD91일물 금리는 5bp 상승한 1.07%에 고시됐다. 이는 작년 11월11일 1bp 상승 이후 4개월만에 오름세다. 다만 오전 8bp 상승 고시에서, 오후 3bp 하락 고시되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이날 농협은행 잔존 91일물 CD 300억원어치가 유통시장에서 민평금리(1.02%)보다 53bp 높은 1.55%에 거래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도 농협은행 잔존 13일물 CD가 1.55%에 200억원, 1.60%에 100억원씩 체결됐다. 잔존 30여일 정도인 대구은행 CD와 국민은행 CD도 각각 1.65%에 100억원어치씩 거래됐다.
이와 관련해 금투협 지표관리사무국 관계자는 “오전에 농협은행 CD 거래를 반영해 높게 고시했던 일부 기관에서 거래량이 많지 않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너무 과도하게 올랐다고 생각해 오후 고시에서 시장 가격을 반영해 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0.75%)와 국고채간 금리차는 3년물의 경우 37.7bp를, 10년물의 경우 95.8bp를 보였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1.6bp 벌어진 58.1bp로 2017년 5월22일(58.7bp)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BEI는 7.6bp 상승한 30.8bp로 17일(33.8bp) 이후 30bp선을 회복했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1만1871계약을 순매수해 나흘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은행은 5585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대응했다. 외국인도 4051게약을 순매도해 나흘째 매도세를 보였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35틱 상승한 129.60을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129.59, 저점은 130.45로 장중변동폭은 86틱에 달했다. 미결제 2266계약 감소한 10만1916계약으로 지난해 1월2일 10만424계약 이후 1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거래량은 8471계약 증가한 4만7798계약이었다. 회전율은 0.47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1090계약을 순매수해 8거래일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는 2018년 7월17일부터 27일까지 기록한 9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1년8개월만에 최장 순매수 기록이다. 외국인도 245계약을 순매수해 9거래일만에 매수전환했다. 반면 은행은 1327계약을 순매도해 나흘만에, 연기금등은 105계약을 순매도해 6거래일만에 각각 매도로 돌아섰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4틱을, 10선은 저평 3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거래는 없었다.
그는 이어 “주가와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채안펀드 설정으로 시장에 다소 안도감을 주고 있으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다음주부터 있을 대규모 입찰에 대한 부담감도 여전해 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국내외 정책 기대로 트리플(환율·주식·채권) 강세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도 수량도 주식과 채권 모두에서 적었다. 장후반엔 투신의 손절로 추정되는 매도와 미국 금리 상승으로 강세폭을 일부 되돌렸다”며 “채안펀드 기금 집행이 4월초이긴 하나 오늘도 크레딧 채권들은 극심한 약세를 지속했다. 실제 집행이 돼야 효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주부터 추경을 반영한 국고채 발행이 이어진다. 시장엔 큰 부담이다. 분기말 자금은 한은이 지켜줄 듯 하나, 장기물은 아직 공급만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채만 보면 레벨과 스프레드 모두 양호하다. 다만 변동성을 견딜 만큼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가져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크레딧채는 채안기금 효과를 봐야겠다. 펀더멘털 훼손은 명확한데 정도를 가늠하기 어려워 보수적 분위기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