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기업과 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어음 시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CP매입기구(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CPFF)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파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양적완화(QE)에도 시장의 불안이 계속되자 CP 매입이라는 ‘2008년형 비상카드’를 추가로 꺼내 든 것이다. CPFF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기업체의 CP를 사들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용된 바 있다. 당시 금융권 신용경색으로 금융시장에서 정상적인 CP 유동화가 어려워지자 연준이 나서서 대신 유동성을 공급했다.
매입 대상은 3개월짜리 달러 표시 CP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도 포함된다. CP 매입은 CPFF 산하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연준이 직접 신용손실을 입지 않도록 재무부가 100억 달러를 제공한다.
원칙적으로 연준은 상환 위험이 있는 민간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다만 연준은 ‘예외적이고 긴급한 상황’에서 발동되는 특별권한을 근거로 재무부의 사전승인을 거쳐 CPFF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들에게 현금 1000달러 이상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된 1조 달러 규모의 파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오후 의회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부양책을 설명한 뒤 취재진과 만나 “큰 숫자다. 경제에 1조 달러를 투입할 제안을 테이블에 올려놨다”고 설명했다.
경기부양책 규모가 최대 1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소상공인 대출에 3000억 달러, 안정자금에 2000억 달러, 현금 지급에 2500억 달러가 각각 배정돼 있으며 납세기한 연장에 따른 비용까지 하면 규모가 1조2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현금 지급 방안이다. 정확한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1000달러 이상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유층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대상을 정하는 데 있어 소득 기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오전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도 현금 지급 계획을 밝혔다. 그는 “미국인들은 지금 현금이 필요하고 대통령도 지금 현금을 주고 싶어 한다”며 “내 말은 지금, 2주 내에 말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이 추진해온 급여세 감면에 대해서는 여러 달이 걸리는 문제라면서 “그보다 훨씬 더 빠른 것을 하고 싶다”고 언급, 현금 지급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