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장중 1246원을 돌파하면서 9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확산) 우려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한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폭락세를 연출했고,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원 넘게 매도해 9거래일째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장막판엔 정리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소폭 되돌림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 자금시장에서 조달금리가 오른 것도 불안감을 가중시킨 요인이라고 꼽았다. 내일 예정된 정부의 외화유동성 관련 대책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다만, 오늘 종가가 내일 저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원·달러는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상승폭 기준으로는 2016년 6월24일(29.7원) 이후 가장 컸다. 상승률 기준으로는 중국당국이 1달러당 7위안(포치·破七)을 용인했던 2019년 8월5일(1.44%) 이래 최대치였다.
장중에는 1246.7원까지 올랐다. 역시 2010년 6월10일 장중 기록한 1271.5원 이후 가장 높았다. 개장가인 1231.0원이 장중 최저가였다. 장중 변동폭은 15.7원으로 9일 이후 7거래일째 10원 넘는 변동폭을 기록 중이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30.0/1230.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7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시초가가 장중 최저가였다. 개장부터 꾸준히 올라 장중 1246.7원을 기록한 후 줄곧 1240원대에서 거래됐다. 장중 물량처리로 등락은 있었지만 큰 의미는 없다. 장막판엔 정리차원에서의 매도물량이 크게 나오면서 조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오늘 마감가가 내일 저가일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는 1245원을 뚫고 1250원을 향해 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불안한 흐름이 계속되며 원·달러 상승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 증권사들 중심으로 수요도 있었던 것 같다. 달러 자금시장에서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느낀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정부가 내일 외화유동성과 관련한 대책을 내놓는다. 뭐가 나올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 해외 변동성이 크다. 외환당국도 1250원에선 막고 싶어할 듯 해 일단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51엔(0.48%) 상승한 106.47엔을, 유로·달러는 0.0008달러(0.07%) 하락한 1.116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03위안(0%) 올라 7.0112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2.42포인트(2.47%) 급락한 1672.44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조92억6200만원어치를 매도해 9거래일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9일과 13일에도 각각 1조원 넘는 매도세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