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15일 대구시 전체와 경북 지역의 경산·청도·봉화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자연재해가 아닌 감염병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인 정세균 국무총리의 건의 및 중앙안전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 대통령이 특별재난지역 선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대구시 전체가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됐으며 경북 지역에서는 경산·청도·봉화 지역이 포함됐다. 경북 지역의 경우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해 전역이 아닌 특정 지역만 포함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별재난지역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것으로 자연·사회 재난을 당한 지역에서 지자체 능력만으로 수습하기 곤란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그 대상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각 지역대책본부장인 시·도지사가 요청하고 중대본 본부장인 총리가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통령에게 건의하면 대통령의 재가로 이뤄진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대구·경북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했고, 정 총리는 선포 재가를 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정부는 지역의 코로나19 피해 상황에 따라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와 경산·청도·봉화는 앞으로 피해 복구를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피해 상황에 맞게 전체 복구비의 50%를 국비에서 지원받고, 주민 생계 및 주거안정 비용, 사망·부상자에 대한 구호금 등도 지원된다. 전기요금·건강보험료·통신비·도시가스 요금 등의 감면 혜택도 주어진다.
문 대통령이 이들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대구·경북에 집중된 만큼 향후 중앙정부가 이 지역에 더욱 강력한 지원책을 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구·경북은 지난달 18일 신천지대구교회 여성 신도(31번째 확진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5일 오전 0시까지 7188명(대구 6031명·경북 1157명)의 확진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확진자(8162명)의 88.1%에 달하는 수치다. 두 지역의 사망자는 70명(대구 57명·경북 13명)으로 전체(75명)의 93.3%를 차지한다.
다만 다행히도 연일 수백 명이 증가한 두 지역의 추가 확진자 수는 12일을 시작으로 두 자릿수를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