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제2의 중국되나...WHO “이제 유럽이 팬데믹 중심지”

입력 2020-03-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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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하루 신규 확진자 처음으로 3000명 넘어...스페인도 국가비상사태 선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뉴시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뉴시스
중국에 이어 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가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제 유럽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진원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현재 123개국에 걸쳐 13만2000명이 넘어선 상황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의 가파른 확진자 증가세를 의식한 발언이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었을 때보다 더 많은 확진 사례가 매일 보고되고 있다”면서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5000명을 넘어선 것은 비참한 고비”라고 우려했다. 또 “현재로선 특효약도 없다”고 절망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유럽은 출구가 없어 보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하지만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유럽 진원지 발언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중국이 발원지’라는 말을 아끼던 자세와는 대조된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 눈치를 보면서 확산 차단에 실패한 그가 유럽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낙인’을 찍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유럽은 코로나19에 속수무책이다. 이탈리아 확진자는 2만 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4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누적 확진자가 2만1157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날 대비 3497명 증가로 이탈리아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망자는 1441명으로 175명 증가했다. 이탈리아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스페인도 비상이다. 14일 스페인 보건부에 따르면 스페인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753명으로 하루 전보다 1500명 이상이 늘었다. 지난 8일 589명에 불과하던 확진자가 엿새 만에 10배로 늘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부인 마리아 베고나 고메스 페르난데스 여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적 사망자는 136명이다.

이에 스페인은 15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동 제한 조치에 나섰다. 산체스 총리는 긴급 내각 회의를 진행한 뒤 대국민 연설을 통해 15일부터 국가비상사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군대를 포함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 전역에서 모든 국민은 약 2주간 생필품·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을 제외하고는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 스페인 정부는 박물관, 스포츠센터 등을 폐쇄하고 감염 위험이 높은 장소에서의 행사 개최도 제한했다. 또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재택 학습과 근무를 권고했다.

프랑스는 슈퍼마켓, 약국, 은행을 제외한 전국 상점 및 음식점의 영업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14일 저녁 8시 현재 프랑스의 확진자는 4469명, 사망자는 91명으로 집계됐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15일 자정부터 국가 운용에 필수적이지 않은 다중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카페, 레스토랑, 영화관, 나이트클럽 등이 포함된다”면서 “슈퍼마켓과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프랑스 정부는 15일로 예정된 지방선거 1차 투표는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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