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믹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외국인이 연일 패닉 셀링(투매)에 나서고 있다. 개인은 10조 원에 달하는 물량을 받아내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87%(73.94포인트) 급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 이후 외국인은 10조3415억 원을 순매도, 개인은 13조463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일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1조3075억 원)를 기록한 날에도 개인은 1조2800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지탱하고 있다.
외국인은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위험한 신흥국 주식을 처분하고, 금리 인하와 감세 등 경기부양책에 나선 미국과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기업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코스피 매력이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개인은 과매도 구간으로 판단,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석원 SK증권 센터장은 “개인들은 사고 외국인은 팔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이 언제 중단될지에 대한 전망이 중요하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최대 고점 대비 20%가 빠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이머징마켓 펀드에서도 환매가 일어날 수 있는데 이 경우 자금 유출로 인한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외국인이 투매한 물량 대부분은 개인이 받았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목록에는 삼성전자(-4561억 원), LG화학(-615억 원), 현대차(-448억 원), SK하이닉스(-446억 원), 삼성SDI(-376억 원), LG전자(-309억 원), LG생활건강(-193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2675억 원), LG화학(494억 원), 현대차(358억 원), 삼성전기(248억 원), LG전자(187억 원), SK하이닉스(140억 원), 삼성SDI(125억 원) 등이 차지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어제와 오늘 지수가 크게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의 확산과 미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라며 "이날 오전 10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서 기대했던 대규모 경제 지원정책이 나오지 않아 시장 참여자들이 실망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일주일 뒤 FOMC(연방준비위원회)가 예정돼 있는데 행정부와 의회가 부양정책에 대한 의견을 조율해가면 안정을 찾을 수도 있다”며 “당분간은 지금과 비슷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