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맥스’ 추락사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보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보잉 주가는 18%가량 폭락해 1974년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도 284포인트 이상 깎아 먹으며 약세장 진입을 부채질했다.
WSJ는 두 차례의 여객기 추락 사고로 인한 운항 중단에 주문 취소까지 이어지면서 보잉의 자금 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보잉은 2월 신규 수주에서 취소를 뺀 순수주가 마이너스(-) 46대라고 밝혔다. 추락 사고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항공 수요 급감에 한층 더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와 지난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추락,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항공사들은 줄줄이 사고 기종의 운항 중단을 발표했다. 지난해 ‘맥스’ 기종 주문 취소만 약 200대에 달했다. 보잉은 운항 정지 조치 이후에도 한 달에 40대꼴로 737맥스 생산을 계속했지만, 판매가 어려워지자 올해 1월에는 급기야 생산 중단 조치에 나섰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지난달 확보한 138억 달러(약 16조5000억 원) 대출도 예상보다 일찍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보잉은 비용 절감을 위해 조직의 미래인 신규 채용까지 중단했다. 항공사 고객 보상으로 200억 달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른 수건까지 쥐어 짜고 있는 것이다.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어떤 회사라도 어려운 시기에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737맥스 운항 및 생산 재개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스티브 딕슨 미 연방항공청(FAA) 청장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운항 재개 관련 구체적 시한은 없다”고 밝혀 운항 재개 가능성에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