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소비자의 구매성향까지 바꿔놓았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것과 더불어 온라인과 홈쇼핑의 주력 상품마저 바꿔놓은 것.
홈쇼핑의 10대 히트상품은 대부분 패션·뷰티 상품을 주를 이루고 식품 관련 제품은 10위권 내에서 한 제품 정도 자리할 만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마트나 수퍼에서 장을 보기보다 홈쇼핑과 온라인몰로 장을 보는 이들이 늘면서 올 1분기 홈쇼핑 히트상품마저 바뀔 조짐이다. 또 온라인몰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구매품목 조사에서도 패션과 여행상품 구매가 크게 줄어든 대신 식품, 생활용품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 한 달간 홈쇼핑모아 이용자의 모바일 방송 시청수는 392만 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이중 ‘식품·건강’의 방송시청수는 작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하며 전체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어 생활·주방(97.3%), 패션·잡화(52.5%), 화장품·미용(46.4%), 가전·디지털(11.6%) 순으로 방송 시청이 증가했고, 여행·레저는 29.6%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야외 활동을 자제하면서 홈쇼핑 시청 시간에도 변화가 있었다. 모바일 홈쇼핑 황금시간대인 오후 10시부터 11시 사이 구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고, 황금시간대 대비 구매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구매량도 평균 72.5% 늘었다.
버즈니 리포트팀 천재화 팀장은 “2월은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고 외식을 자제하면서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며 “특히 집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과 과일 및 건강식품 등이 높은 판매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의류·잡화를 구입한 적이 있는 비율이 46.6%로 조사 이후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반면 식품·음료는 전월대비 1.9%p 오른 41.5%로 전체 구매품목 2위에 랭크됐다. 1월 설이 포함된 것을 감안할 때 2월 상승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생활용품 39.6%, 뷰티용품 37.9%, 건강식품 34.1% 등으로 구매비율이 높았다. 여행상품도 2월 4.8%p 하락했다. 특히 건강식품은 지난 2년간 구매비율이 상승하며 온라인 구매 품목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의 마지막 보루였던 식품·음료 분야 역시 온라인에 밀릴 위기에 처했다”며 “특히 구매주기가 짧은 식품시장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오프라인 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으며 한 번 바뀐 소비패턴이 고착화되는 경향이 강해 코로나19가 온라인유통업와 오프라인 유통업의 격차를 더 벌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