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0일 최근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일부 시장지수의 등락 폭이 다소 과도하나, 시스템 위기로 번질지 모른다는 공포심과 불안심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이번 충격이 금융시스템에 내재된 취약성과 불균형이 일시에 악화해 시작된 것은 아니란 점에서 과거의 글로벌 유동성 위기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그는 “현재 국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전 세계 감염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기관들은 세계 경제 충격을 우려하며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는 등 이번 사태의 충격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수요가 위축되는 등 세계 경제의 공급·수요측 하방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경기둔화 우려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 실패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IMF 총재는 올해 세계 성장률이 지난해 수준(2.9%)을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지난주 미국, 호주, 캐나다 등의 기준금리 인하, 주요 20개국(G20), IMF, 러시아연방보안국(FSB) 등의 글로벌 정책공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증시는 서킷브레이커 발동 등 급락세를 보였으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주요국 증시 변동에 따라 주가 등락이 거듭되는 가운데, 경기둔화 우려 및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국내외 코로나 19 사태 악화,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1200원을 상회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김 차관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배경으로 △코로나19의 예측 불가능성과 △코로나19 부정적 효과의 장기화 우려 △과대평가됐던 글로벌 자산가격 재조정을 들었다. 그는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외 시장 불안요인에 대해 부문별로 철저히 점검하고, 유사시 적기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환시장에서 시장 불안심리에 편승한 투기적 거래 등으로 환율의 일방향 쏠림 현상이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겠다”며 “부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에서 결정하였듯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강화를 즉시 시행하는 한편, 향후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필요 시 추가적인 시장안정조치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