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8일 나란히 무소속 출마를 각각 시사, 선언했다. 이들은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험지 출마'를 요구받았고 이에 불응하자 '컷오프'(공천배제) 당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합당의 이번 경남 양산을 공천 심사는 불의와 협잡의 전형으로, 이에 순응하는 것은 홍준표답지 않은 처신"이라며 "38년 공직생활 동안 불의와 협잡에는 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의 글은 당 공관위의 컷오프 결정에 순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단 말로 해석된다. 홍 전 대표는 9일 양산에서 이번 총선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 전 지사 역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경남 거창군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번도 떠나본 적 없는 친정집 같은 당을 떠난다"면서 "꼭 살아오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 공관위는 잘못된 결정을 했다"며 "정치 지도자급은 고향에서 출마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상한 논리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경선조차 못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 컷오프 결정을 두고 "오만한 결정"이라고도 일갈했다.
김 전 지사는 "당은 내게 '싸움꾼이 돼 달라'고 요청했지만, 나는 '낙후된 고향을 살릴 큰 일꾼이 되겠다'고 간청했다"며 "이 간절함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지사는 "총선에서 승리해 당으로 돌아가면 지금 이 나라를 아슬아슬하게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앞장서 싸우겠다"며 "잃어버린 정권을 되찾는 데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5일 브리핑에서 '홍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지사를 다른 지역구에도 차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될 것 같다"며 재배치 가능성까지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