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P) 하락하고, 취업자는 36만 명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코로나19 경제적 영향 평가’에서 △중국 여행 금지와 내수 감소가 6개월간 이어지고 △한국에서 코로나19 발생이 3개월간 지속하고 △중국의 소비·투자가 2% 감소하고 △한국의 소비가 2% 줄고 △중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6개월간 절반으로 줄고 △아시아 외 국가에서 아시아를 찾는 관광객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보다 40% 추가 감소하는 상황을 전제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65억3100만 달러(약 19조7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 GDP의 1.02%(2018년 기준)이다.
이 경우 취업자 수도 35만7000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체 취업자의 1.19% 수준이다.
분야별로는 운수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운수업 생산액 증가율은 2.41%P 하락하며, 금액으로는 13억2241만 달러 줄 전망이다. 호텔·레스토랑·기타 개인서비스는 2.13%P(26억6120만 달러), 농업·광업·채석 분야는 1.51%P(5억7510만 달러), 기업·무역·공공서비스는 1.00%P(77억8741만 달러), 경·중공업과 공공사업·건설업은 0.67%P(41억8481만 달러)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간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한 2월부터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부진했으며, 내수도 경제심리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주요지표를 보면, 2월 중반부터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면서 제조업 계절조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78→67)와 전산업 BSI(75→65) 실적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의 전산업 BSI 실적치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지수가 65 이하로 하락한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과 2016년 2월뿐이었으며, 전월 대비 하락 폭(-10포인트(P))은 조사 이후 최대치다. 같은 달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 104.2에서 96.9로 하락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인 대유행(팬데믹·Pandemic)으로 확산하면 전세계 GDP가 최대 3200조 원가량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글로벌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충격 수준별로 올해 세계 GDP가 1870억 달러(223조 원)에서 2조6810억 달러(3197조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악화해 GDP 감소세가 3분기까지 이어지는 상황이고, 반대는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에 한정되고 2분기부터 경제가 회복되는 상황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0.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에 BI가 내놓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1%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