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나라의 올해 수출이 4조 원 감소할 것이라고 국제기구가 밝혔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최근 잇달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추고 있어 애초 전망한 2.4%는 물론 2%대 사수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4일 코로나19가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생산 둔화로 전 세계 수출이 59조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수출은 네 번째로 많이 감소한 4조 원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발병으로 중국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004년 이후 최저치인 3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봉쇄 정책을 펴면서 중국 내 제조 활동이 거의 중단된 영향이다.
UNCTAD는 이러한 생산 감소는 중국에서 끝나지 않고 전 세계 무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제조 중간재 무역의 약 20%를 중국이 차지할 정도로 중국과 세계 각국이 ‘가치 사슬’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 수출액이 500억 달러(약 59조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별로는 유럽연합(EU)이 156억 달러(약 18조 원), 미국이 58억 달러(약 7조 원), 일본이 52억 달러(약 6조 원), 한국이 38억 달러(약 4조 원) 순이다. 산업 분야별로는 정밀 기기와 기계, 자동차, 통신 장비 등이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코로나19의 세계 경제·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단기 성장전망이 저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한국의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JP모건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반영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지난달 초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2%로 낮춘 데 이어 한 달 만에 추가 하향한 것이다. 베어링자산운용도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이 2%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성장률을 1.5% 수준으로 전망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올해 2.4% 성장률 달성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홍 부총리는 이달 3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국내 경제 성장률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0.2%P(포인트) 정도 낮아지지 않겠느냐가 대체적 견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