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근무 형태부터 노사간 임금 협상까지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업 풍속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3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제품 생산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경북 영주시 본사 공장에 현장 업무 담당자가 사용할 수 있는 임시 업무공간을 설치했다.
임시 업무공간은 야외에서 설비운전 및 안전점검을 수행하는 현장 업무, 공장시설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하는 조정실 업무 등에 따라 근무 공간을 나누고 구성원 간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모노실란(SiH4) 등 각 특수가스 제품 생산라인 구역별로 모두 9개소가 설치됐다.
제조업은 통상 사무직이 근무하는 본사와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나눠 운영되며, 현장 근무자끼리 섞여 근무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로 공장 근무자를 본사로 불러들이고, 현장 근무자끼리의 접촉도 최소화 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이번 임시 업무공간 설치는 대면 접촉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을 낮추고 구성원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고객사에 제품을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임직원 건강, 지역사회 확산 현황 등 대내외 환경 변화를 능동적으로 파악하여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장 근무의 형태뿐만 아니라, 출퇴근의 형식도 파괴되고 있다. 그동안 회사로 출근해 구성원끼리 대면 업무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다수의 대기업들이 재택근무를 결정하며 물리적인 출퇴근을 없애버렸다.
최근 일부 대기업은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높이 평가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이를 정착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금 협상 조인식의 모습도 변했다. 그동안 노조와 사측이 직접 만나 악수를 하며 임금 협상을 축하하던 조인식 역시 화상방식으로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이날 서울 서린동 SK빌딩과 SK울산CLX에서 화상으로 연결해 ‘2020년도 임금교섭 조인식’을 가졌다. 참석자 역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이성훈 노동조합위원장 등으로 최소화했다.
무분규 협상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올해 임단협 교섭 기간을 단축하는 등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기로 합의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있다”며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업무 체계를 바꾸며 업무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