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건설업체 2741곳 문 닫았다…400여곳은 '개점휴업'

입력 2020-03-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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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3-04 09:4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건설업 체감 경기 7년 만에 '최악'…"중소업체 맞춤형 SOC 사업 늘려야"

대구에 있는 중소 건설업체인 S사 관계자는 건설경기를 물어보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물어볼 거 물어봐라. 작년부터 재앙 상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북 칠곡군에 있는 토목업체인 또 다른 S사 관계자도 업황을 묻는 말에 한숨부터 쉬었다. 그는 "작년부터 죽 상황이 안 좋았지만 코로나 사태 여파가 더 큰 것 같다"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개점 휴업 상태다"고 말했다. 두 업체는 지난해 신규 공사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고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중소 건설사가 늘고 있다.

3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8년 종합건설업조사에서 신규 공사 수주액이 '0원'이라고 응답한 건설사는 422곳이다. 건설협회 전체 회원사 1만2500여 곳 가운데 3% 수준이다. 수주 실적을 제출하지 않은 업체 1000여 곳도 상당수가 '무실적 건설사'일 것이란 게 협회 추산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실적은 아직 집계 중이지만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주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지난해에만 건설사 2741곳이 지방자치단체에 폐업 신고를 했다. 2018년보다 폐업 건설사(2669곳)가 72곳 늘었다. 지난해 문 닫은 건설사 가운데 58%(1597곳)가 지방 중소 건설사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중소 건설사는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에 많이 의존하는 데 몇 년 동안 이 물량이 줄어들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건설경기를 주도하는 주택경기까지 침체하면서 나머지 분야도 함께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 건산연이 발표한 2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68.9이다. 동월 기준으로 2013년 이후 최저치다. 2월은 공사 발주가 줄어드는 비수기인 데다가, 대구ㆍ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공사가 지연되거나 착공을 미루고 있는 곳이 늘고 있어서다. 대형 건설사 도급ㆍ하도급 물량에 의존하는 중소 건설사의 일감이 줄어들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건설업 등 지방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30조8000억 원을 상반기 중에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SOC 예산을 확대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중소 건설사가 수주할 수 있는 부분은 적다"며 "중소 건설사가 수주할 수 있는 생활 SOC 확충, 노후 인프라 보수 등 맞춤형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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