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긴급 성명에서 코로나19 전개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19는 경제활동에 발전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연준은 현 상황 전개와 그것이 경제전망에 미치는 함의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다. 우리는 정책도구를 사용해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의장이 시장 상황에 대해 긴급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코로나19가 일으킨 혼란이 심각하다고 인식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6월에도 지금과 비슷한 언어를 사용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기둔화가 심화할 경우 연준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후 연준은 지난해 10월까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번 성명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는 등 신속하게 대처할 의도가 있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의 성명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오는 3월 17~18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리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로 봤다.
아울러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그동안 진행했던 금리 조정폭인 0.25%포인트를 넘어 0.50%포인트로, 더욱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무려 90%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사태로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며 연준이 3월 금리 인하를 재개하는 한편 6월까지 총 0.75%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준의 가장 큰 고민은 금리를 내려도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혼란과 전 세계적인 여객 수요 위축 등에는 직접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유행이 멈추지 않으면 경기하강을 피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WSJ는 코로나19가 경제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 즉 공급 측면에 충격을 준다며 저금리가 이런 충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리 정책은 공급 충격이 가정과 기업이 소비와 투자를 보류하는 수요 충격으로 바뀌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욱 복잡한 문제는 금리가 이미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상태여서 차입 비용을 줄여 경기침체에 대응할 여지가 훨씬 적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3차례의 금리 인하로 미국 기준금리는 1.50~1.75%까지 하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