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은 연구팀이 식물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이종흔 교수 연구팀은 과일의 신선도와 식물 성장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지난 24일 세계적인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온라인판에 이름을 올렸다.
연구팀은 산화물 반도체 가스 센서 감응막 상단에 나노미터(nm) 두께의 산화물 촉매층을 코팅하는 이중층 구조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대표적인 식물 호르몬인 에틸렌 가스를 고선택성 고감도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에틸렌은 씨앗의 발아부터 꽃의 개화까지, 식물의 성장과 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체다. 감자를 비닐에 사과와 함께 보관해 싹이 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덜 익은 바나나 아래 다른 과일을 두어 빨리 익히는 것도 모두 에틸렌이라는 식물 호르몬의 작용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에틸렌 가스는 높은 결합에너지로 인해 산화물 반도체형 가스 센서로 선택적 검출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이중층 구조’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산화주석(SnO2) 기반 산화물 반도체형 가스 센서 감응막에 산화크롬(Cr2O3) 나노 촉매층을 코팅하면 에틸렌 이외의 방해 가스는 반응성이 낮은 이산화탄소(CO2), 수증기(H2O)로 산화돼 에틸렌을 고선택성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센서는 육류, 해산물, 생선 등의 보관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 디메틸아민, 트리메틸아민 가스뿐 아니라 실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스들에 대해서도 우수한 선택성을 지닌다. 덕분에 주위 환경 변화와 관계없이 과일 숙성 정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이종흔 교수는 “ICT 기술을 농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선통신 기반 소형 센서로 미량의 식물 호르몬을 선택적으로 검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해당 연구는 대표적 식물 호르몬인 에틸렌을 초소형화가 용이한 산화물 반도체형 가스 센서를 이용해 높은 감도로 검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를 2018년 9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정테마로 선정해 지원해왔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미래 과학기술 연구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며, 지금까지 560개 과제에 7182억 원을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