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소속사가 해외에서 ‘BTS’ 관련 상품을 무단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0부(재판장 우라옥 부장판사)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BTS 관련 상품 패키지를 판매한 A 사를 상대로 낸 도서출판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불복한 A 사가 이의 신청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 사는 온라인을 통해 해외에 ‘Kpop 4 seasons Magazine Vol. 1 BTS’ 상품을 판매했다. 이 상품은 멤버들의 화보집과 앨범(CD), 포토카드, 브로마이드, 목걸이 등이 담긴 패키지로 구성됐다. 일본에서는 판매가가 3만8880엔(한화 약 42만 원)으로 국내에서는 중고품이 28만 원에 판매됐다.
빅히트는 해당 상품 전체의 판매 등 금지를 요구하면서 구체적으로 멤버들의 사진, 예명과 본명을 쓰지 못하도록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아울러 이를 위반하면 하루에 3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방탄소년단의 명칭과 구성원의 이름, 초상이 담긴 상품의 판매와 광고 계약과 관련한 고객흡인력은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 상업적 이용에 있어 BTS 구성원에게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품 판매자는 BTS 명칭과 초상 등 사용에 대해 멤버들에게 어떠한 동의도 받지 않았음에도 공식적으로 제작하고 판매하는 것처럼 홍보했다”며 “이는 법률로서 보호되는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에 해당할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BTS’ 표장과 멤버의 사진을 이용한 부분을 삭제하지 않고 판매해선 안 된다”며 “이를 어기면 하루에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패키지 구성품 중 ‘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가 적힌 목걸이의 판매를 허용했다. BTS의 팬이 아닌 다른 수요자들이 이 문구를 ‘ARMY’라고 쉽게 연상할 수 없고, 관념상으로도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BTS 멤버 김남준(예명 RM)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내용 일부가 담긴 브로마이트 패키지 상자의 저작권 침해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연설문에 대한 저작자는 RM으로 추정되고, BTS의 전속계약서에도 멤버가 직접 창작한 저작물까지 빅히트에 귀속된다는 조항이 없다고 했다.
빅히트는 BTS 멤버들의 예명, 본명, 영문명을 사용한 화보집 등의 발행을 금지하는 청구도 냈지만, 재판부는 이름이 독특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하지만 BTS 표기나 사진과 함께 멤버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하면서 사실상 빅히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빅히트 관계자는 "A 사는 법원의 결정이 나온 뒤에도 현재까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현재 계좌 압류를 진행 중인 상태고, 형사고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