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설령 금리동결이 이뤄지더라도 올 상반기 중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를 이뤘다.
한은 수정경제전망과 관련해서는 응답자 대부분이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내지 0.2%포인트 하향조정하는 반면, 소비자물가는 기존 전망치 1.0%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지난주부터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해졌다”며 “지난주 청와대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전면적인 대응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기준금리를 비롯한 각종 가용 정책 수단들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기존 반도체 중심 수출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훼손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수출관련 지표도 부진하다. 애플의 전망 미스에서 보듯 공급뿐 아니라 수요쪽 부진도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1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평가했던 국내경기 평가가 사실상 무효화된 셈”이라며 “전염병 관련 이슈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다른 지표를 확인하는 과정까지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선제적 인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여파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다, 금리인하가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크다는 점에서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이주열 총재가 언급했듯 유동성 지원 차원에서 금융중개지원대출 활용이 우선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정책이 경기부양보다는 부동산 불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부양책으로 추가경정예산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번 경기부양에는 금리인하 카드는 빠질 것”이라고 봤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정부 초점도 그렇고 시장 유동성 공급이 중요할 것 같다. 한은도 금중대를 활용해 영세소상공인이나 유통업체, 의료기관들을 지원하는 마이크로한 방향이 될 것 같다. 실효성 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보다) 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월엔 동결하지만 향후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표나 이런 부분들을 좀 더 확인하고 결정할 것으로 본다. 이번에는 약간 (인하) 신호를 주는 정도가 되겠다. 추경과 같이 맞물려 인하하는 것이 심리제고 등 부분에서 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이 내놓을 올 경제성장률 전망과 관련해서는 11명이 기존 전망(2.3%) 대비 0.1%포인트 내지 0.2%포인트 하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전망과 관련해서는 7명이 기존 전망(1.0%)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치는 크게 조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장은 나쁘겠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코로나19기 안정을 찾을 경우 다음 분기엔 급격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소비도 없어진게 아니라 이연된 것이라는 점에서 다음 분기 성장률은 높아질 것”이라며 “물가는 조정이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가 오히려 물건 가격을 올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27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인하된 1.25%로, 2016년 6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기록한 사상 최저 수준과 같다. 이후 작년 11월 신인석 위원이, 올 1월엔 신인석·조동철 위원이 금리인하를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