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돌파해 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루 상승폭도 10원을 넘기며 중국 당국이 1달러당 7위안(포치·破七)을 용인했던 지난해 8월5일 이후 6개월만에 최대폭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며칠사이 급증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통화들도 일제히 올랐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도 1% 넘게 급락했다.
인민은행의 위안화 방어의지와 주말사이 나올 독일 등 유럽과 미국 구매자관리지수(PMI)도 주목할 변수로 꼽았다. 이미 원·달러가 고점에 와 있다는 점에서 네고(달러매도) 물량과 당국경계감도 커질 것으로 봤다. 다음주 원·달러는 1200원에서 작년 고점수준인 1220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예상했다.
역외환율은 11거래일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5.4/1205.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5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원·달러가 어제부터 크게 오르고 있다. 장중내내 상승하는 모습으로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통화도 오르는 모습이었다. 코스피도 1.5% 가까이 급락했다”며 “마감직후 역외시장에서는 1210원을 찍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은 코로나19 뉴스에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인민은행의 위안화 약세 방어 의지도 주목해봐야 한다. 개입경계감을 부추긴다면 원·달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독일 등 유로존과 미국 PMI 지표도 나올 예정이다. 아무래도 유로존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미국은 경기개선으로 우위를 돋보일 것 같다. 이에 따라 달러강세도 지속되겠다”며 “다만 원·달러가 이미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네고물량과 당국경계감도 클 것 같다. 다음주 원·달러는 작년 연고점 부근인 1220원을 고점으로 해서 아래쪽은 1200원을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21엔(0.19%) 하락한 111.94엔을, 유로·달러는 0.0027달러(0.25%) 떨어진 1.0789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13위안(0.16%) 상승한 7.0464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2.66포인트(1.49%) 급락한 2162.84를, 코스닥은 13.67포인트(2.01%) 추락한 667.9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