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원을 돌파하며 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패닉장을 연출했다. 장초반엔 딜미스도 있어 장중 변동폭도 한달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반면 1200원을 넘어선 이후로는 추가 상승이 막히는 분위기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패닉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바이러스 여파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다만 이 외에 원·달러가 상승할 요인이 별로 없다는 점, 외환당국의 개입경계감도 높아졌다는 점에서 1210원 내지 1220원선이 고점일 것으로 예상했다.
1193.0원에서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91.6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변동폭은 10.3원으로 1월3일 11.7원 이후 최대치다.
역외환율은 10거래일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92.2/1192.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7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할말이 없을 정도로 오르는 장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이 영향을 줬다. 국내 증시가 하락했고, 중국도 대출금리를 인하하면서 그간 억눌렸던게 터진 듯 싶다. 아침에 딜미스가 끝나고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어젯밤 역외 숏포지션도 반대로 꺾으며 급격히 롱으로 돌아섰다”며 “1200원을 돌파하면서는 개입 경계감이 확산했다. 바로 반납한 이후 방향성 없이 끝났다. 위안화 상승세가 꺾인데다 증시도 2200선을 회복하려는 분위기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안화도 이미 7위안을 넘어섰다는 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원·달러는 1200원을 시도할 것 같다. 다음주 한국은행 금통위가 변수이긴 하나 당분간 상승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확진자가 여러명 나오다보니 바이러스 위기가 커지면서 패닉분위기였다. 원·달러가 장중 1200원을 넘었다. 다만 1200원 위에서는 매도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바이러스 이슈를 빼고는 원화약세 요인이 별로 없다. 외환보유액도 많고 채권국이기도 하다. 원·달러가 오르면 달러를 파는 쪽이 맞을 듯 싶다. 원·달러 레인지만 한단계 높인게 아닌가 한다”며 “1210원을 고점으로 보고 있으나 (바이러스 이슈에) 알 수는 없다. 달러·엔 흐름에서 보듯 안전자산이든 위험자산이든 자산이 모두 미국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것 같다. 일방적인 달러강세 가능성도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원·달러는 1210원 정도가 한계일 듯 싶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66엔(0.60%) 오른 111.47엔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3%) 상승한 1.079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86위안(0.12%) 하락한 6.9838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4.84포인트(0.67%) 떨어진 2195.5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219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105억8700만원어치를 순매수해 나흘만에 매수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