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강성부 긴급 기자회견…'전문성 부재'한 청사진

입력 2020-02-20 13:47 수정 2020-02-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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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가 제시한 '미래형 항공사'에서 간과한 3가지 '통신ㆍ면세ㆍMRO'

▲강성부(오른쪽) KCGI 대표와 김신배 전 SK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성부(오른쪽) KCGI 대표와 김신배 전 SK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현아 3자연합'을 대표해 강성부 KCGI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그룹 정상화와 항공업에 대한 미래전략을 내놓았다.

하지만 항공업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해 현실성 떨어지는 청사진을 내놔 아쉽다는 지적이다.

강성부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은 총체적 경영 실패"라고 강조하며 그룹 위기 진단과 미래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대한항공 부채비율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외항사들 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들이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회계 기준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 회계 기준에 따르면 항공기 할부 등 금융 관련 비용은 물론 마일리지도 부채로 잡히며, 지난해부터 리스 부문도 부채에 포함됐다.

아울러 강 대표는 "산업구조적인 측면에서 미래형 항공사로 거듭나야 한다"며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제시했다.

디지털컨버전스를 제시하며 "와이파이 무료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 항공사들이 와이파이를 유료로 서비스하지만, 우리 국적사들은 이같은 서비스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국 등은 땅이 넓고 유럽 역시 대륙이 대부분 붙어있어 육지로부터 와이파이서비스를 훨씬 수월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80% 가량을 바다 위에서 비행기가 떠있어 이용로가 올라갈 뿐 속도가 느려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면세점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내놨다. 그는 "다양한 온라인 면세점과 협업하면 루프트한자처럼 집까지 배달되는 서비스도 할 수 있는 등 다채로운 서비스 구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는 법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 해당서비스 제공 시점을 장담할 수 없다. 루프트한자 면세품 배송 서비스는 독일이나 싱가포르 처럼 국가 법령이 허용하는 곳에서만 가능하며 현재 국내법 상으로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면세접 사업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또 항공정비(MRO) 부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MRO에 대해 대한항공 경쟁력이 있음에도 타 항공사들의 정비를 외면한다"면서 "현재 아시아나항공, LCC들이 해외에서 수천억원을 들여 비행기를 고치는데, 이를 대한항공이 커버해줄 경우 국부유출도 막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운영 중인 부산 테크센터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물론 진에어 항공기까지 정비를 담당하고 있어 이 두 회사만으로 100% 가동이다.

한편 강 대표는 KCGI에 대한 몇가지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전문경영인과 소유경영인의 싸움으로 볼 수 있는데, 서양은 대부분 기업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채택하는 반면 우리는 재벌기업 대부분이 소유경영 체제를 채택해 거부감이 많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자주 엘리엇이랑 비교되며 '투기자본' '먹튀'라는 비난을 듣는다"며 "하지만, 엘리엇과 가장 큰 차이는 메인펀드 만기가 10년, 최종만기가 14년으로 '타임 호라이즌(참여 기간)'이 굉장히 길고 해외에서도 1년 이상인 펀드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현대시멘트, 이노와이어리스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연합을 구성한 것에 대해서는 "서로 마음을 비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며, 우리 3자 연합은 절대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주주로서의 일만 하자는 게 우리의 주요한 합의 사안이었다"라고 말했다.

최근 사퇴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3자연합은 지난 13일 김 후보를 비롯한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된 이사군 후보를 제안했지만 닷새만에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사실상 예상했던 바"라면서 "건강 상의 이유, 전 직장 직원들의 만류와 외압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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