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추가 확진자들은 해외 여행력과 환자 접촉력이 없는 탓에 지역 확산의 양상을 띠고 있다. 방역당국은 우선 증상 발현 전 접촉자들을 중심으로 감염원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환자(31번)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새로 확인된 31번 환자는 교통사고로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서 7일부터 입원치료 중 10일부터 발열이 발생했다.
이후 14일 실시한 영상검사에서 폐렴 소견이 확인돼 항생제 치료를 받던 중 17일 수성구 보건소에서 실시한 진단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는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대구의료원에 격리입원 중이다.
31번 환자도 29·30번 환자와 마찬가지로 해외 여행력이 없으며 기존 확진환자와 접촉도 확인되지 않았다. 감염원이 특정되지 않아 미확인 감염원을 통한 추가 전파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중대본은 현 상황을 ‘새로운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감염 확산 초기에는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환자와 그 환자의 지인, 밀접접촉자 중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양상이었다가 이달 중순부턴 지역사회에서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이 각국에서 보고되고 있다”며 “우한발로 시작된 유행이 2차나 3차 감염자를 통해서 또 다른 유행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9시 기준으로 홍콩과 싱가포르, 일본에선 각각 60명, 77명, 59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최근 들어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확진환자가 급증세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에선 무려 454명의 환자가 나왔다.
이에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는 지역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전국 5500여 개 요양시설과 7만3000여 명의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점검에 나선다. 요양시설은 면역력에 취약 계층이 밀집된 데다, 간병인 등 종사자에 대한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29번째부터 31번째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겠지만 이미 외국에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최근 국내 확진 사례 등을 고려해 지역사회 감염도 염두에 두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요코하마 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 중인 한국인 4명과 일본인 배우자 1명은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들은 귀국 이후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14일 동안 격리돼 지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