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29번(82·남), 30번(68·여), 31번(61·여) 환자의 감염원이 오리무중이다. 해외 여행력과 환자 접촉력이 없는 탓에 방역당국도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우선은 증상 발현 전 접촉자들을 중심으로 감염원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환자(31번)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새로 확인된 31번 환자는 교통사고로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서 7일부터 입원치료 중 10부터 발열이 발생했다. 이후 14일 실시한 영상검사에서 폐렴 소견이 확인돼 항생제 치료를 받던 중 17일 수성구 보건소에서 실시한 진단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는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대구의료원에 격리입원 중이다.
31번 환자는 29·30번 환자와 마찬가지로 해외 여행력이 없으며 기존 확진환자와 접촉도 확인되지 않았다. 감염원이 특정되지 않아 미확인 감염원을 통한 추가 전파 가능성이 존재한다.
중대본은 우선 29번 환자의 증상 발현 전 2주간(1월 20일~2월 4일)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확인된 접촉자 중 유증상자에 대해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 중이다. 현재까지 양성이나 감염원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30번 환자는 증상 발현 시점으로 미루어 29번 환자가 감염원으로 추정된다. 29·30번 환자의 증상 발현 후 접촉자는 각각 115명, 20명이 확인돼 전원 자가격리 중이다. 두 환자는 코로나19와 역학적 관련성이 없는 탓에, 증상이 발현한 뒤에도 의사환자로 분류되지 않고 의료기관, 약국, 음식점 등을 광범위하게 이용했다.
31번 환자에 대해선 현재 즉각대응팀과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대본은 현 상황을 ‘새로운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최초에는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환자와 그 환자의 지인, 밀접접촉자 중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양상이었다가 2월 중순부턴 지역사회에서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이 각국에서 보고되고 있다”며 “우한발로 시작된 유행이 2차나 3차 감염자를 통해서 또 다른 유행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9시 기준으로 홍콩과 싱가포르, 일본에선 각각 60명, 77명, 59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최근 들어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확진환자가 급증세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에선 무려 454명의 환자가 나왔다.
한편, 12번 환자(48·남·중국)와 14번 환자(40·여·중국)는 증상이 호전된 후 실시한 검사에서 2회 연속으로 음성이 확인돼 이날부로 격리 해제된다. 12번 환자는 일본으로부터 입국한 국내 체류 중국인이며, 14번 환자는 12번 환자의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