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시장의 ‘잠룡’으로 꼽히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재도전에 나선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청은 최근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 (이하 ‘올재모’) 측에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 약 3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올재모 측이 지난달 송파구청에 정밀안전진단 예치금과 관련해 문의한 것에 대한 답변이다.
현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주민들이 모은 예치금 규모는 약 1억 원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올재모는 안전진단 예치금과 함께 아파트 소유주 10% 이상의 동의서 등을 준비해 정밀안전진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989년 준공된 5540가구 규모의 올림픽선수촌아파트는 대표적인 ‘재건축 잠룡’으로 꼽히지만 지난해 10월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재건축 첫 관문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정밀안전진단은 건물의 안전도와 노후도를 평가하는 재건축 사업의 기초 단계다. 재건축 가능 연한(준공 후 30년)을 충족한 아파트가 D(조건부 통과)등급 이하를 받아야만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다. D등급을 받으면 공공기관의 추가 검증을 받고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고, 최하인 E등급은 바로 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다. A~C등급은 유지ㆍ보수 판정으로 재건축 추진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서울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앞서 정부가 △구조 안전성 △주거환경 △비용 편익 △설비 노후도 등 안전진단 평가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을 종전 20%에서 50%로 대폭 높였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낡아도 구조적으로 위험하지 않으면 재건축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지난해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안전진단이 강화된 후 서울에서 이를 최종 통과한 곳은 서초구 방배동 삼호아파트뿐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서울에선 정밀안전진단 조건부 통과가 잇따르는 등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6단지가 D등급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초엔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가 같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달 22일엔 도봉구 삼환도봉아파트가 이 등급을 따냈다.
서울을 중심으로 정밀안전진단 조건부 통과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역시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