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7일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 보고서에서 “경제 전반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번져 건설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재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업계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지난해 8월 6년 만에 최저치(65.9)로 바닥을 찍었다. 정부의 SOC 투자 확대 정책에 힘입어 12월 92.6까지 올랐지만, 지난달엔 ‘수주 절벽’으로 72.1로 다시 떨어졌다.
건산연 측은 특히 코로나19가 분양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청약 시스템 개편으로 1월 한 달 동안 분양을 멈췄던 건설업계에선 총선이나 분양가 상한제 유예 만료 등이 예정된 4월 전에 분양 물량을 쏟아내려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견본주택을 개관하지 못하면 분양 흥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달만 해도 견본주택 개관을 미루거나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박 부연구위원은 “비교적 분위기가 좋은 수도권에서는 견본주택 개관 여부가 분양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나 비인기 지역인 지방은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가 가중될 위험 또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여파를 잠재울 해법으로 SOC 예산 조기 집행을 요구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100조 원 투자 사업의 조속한 시행을 서두를 필요가 있으며 이 중 대형 공사에 재원이 빠르게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로, 교량, 댐, 항만 등 인구가 밀집한 도심 지역에서 떨어진 토목공사 현장에 선별적으로 재원을 투입하는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의 영향이 없는 사업장을 우선적으로 활성화해 경제 내 유효수요가 최대한 발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