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태양광 치킨게임’에 군산공장 가동 중단…반도체용 생산 전환 추진

입력 2020-02-1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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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인수한 말레이시아 공장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하며 '제품 생산 이원화'

▲OCI 군산공장 전경 (사진제공=OCI)
▲OCI 군산공장 전경 (사진제공=OCI)

OCI가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치킨게임’이 심화되자 결국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업체들과 출혈 경쟁 중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대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에 집중하는 쪽으로 경영 전략을 선회했다.

OCI는 군산공장에서 폴라실리콘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중단 분야의 매출액은 6777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1.8%에 해당한다.

OCI는 그동안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던 군산공장의 P1 라인의 설비를 보완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예정이지만, P2ㆍP3 생산라인은 재가동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설비 보완과 사업 환경 악화에 따라 설비 가동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OCI가 군산공장 생산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데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공급과잉 상태의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정부의 보조금, 값싼 전기 등에 힘입어 제조원가를 끌어내리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전기료는 폴리실리콘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정도로 크다.

그러나 OCI의 군산공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와 전기료 등으로 인해 공장 가동 비용이 높아 가격 경쟁력이 없어 제품을 만들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OCI는 군산공장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고부가 제품인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에 집중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P1 라인은 2월 중순부터 정기 보수에 들어가 5월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택중 OCI 사장은 “(P1 라인이 가동되면)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톱5 반도체 웨이퍼 제조회사 중 일부 업체에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공급 중이며, 일본·중국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CI는 대신 저렴한 전기료 등을 기반으로 원가를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앞서 OCI는 2017년 5월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로부터 말레이시아에 있는 폴리실리콘 제조공장을 1억7300만 달러(약 1937억 원)에 인수했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한국보다 3분의 1 수준인 전기료에 힘입어 지난해 제조 원가를 전년 대비 33%포인트(p) 절감했다. 올해도 추가적으로 11%p가량의 원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생산량 또한 설비 운전 조건 최적화 등을 통해 10% 확대할 계획이다.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 이원화는 수년 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말레이시아 공장을 인수한 직후 “말레이시아 공장은 전기료가 3분의 1밖에 안 되고 워낙 투자여건이 좋다”면서도 “다행이긴 하지만 한국 경쟁력이 떨어질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국내는 상황이 전기료 오르고 덤핑 문제 나오니 불안하지만 현재 전북 새만금 지역이 어려운데 저희까지 빠져나온다 하면 더 힘들어져서 웬만하면 한국에서 하고 싶다”고 토로하며 군산공장 살리기에 나섰지만, 결국 원가 경쟁에서 밀리며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

OCI는 군산 공장에서 일하던 인력은 재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군산공장 P2, P3 라인 인력을 잘 활용하는 게 목표”라며 “노조와 원만한 대화를 통해 인력 전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OCI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60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807억 원, 809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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