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가구 넘게 쏟아지는 서울 봄 분양시장을 앞두고 예비 청약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월 총선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 종료 등 예정됐던 일정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등 외부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분양 일정이 수시로 조정될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 분양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청약자라면 이전보다 더 민감하게 일정을 챙겨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선 봄 분양이 진행되는 3~5월 14개 단지, 총 2만5990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된다. 3월 1639가구를 시작으로 4월 1만7910가구, 5월 6441가구 등이다. 4월 물량은 1만2032가구 규모의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재건축) 물량이 포함되면서 수치가 대폭 늘었다.
은평구 역촌1구역재건축(740가구)을 비롯해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재건축(1만2032가구)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1772가구) △은평구 증산동 증산2구역(1386가구) △은평구 수색6구역(1223가구) △은평구 수색13구역(1464가구)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6구역(1048가구) △강동구 고덕동 강일8단지(518가구) 등이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분양 일정 변동성이 커져 예정대로 물량이 공급될지는 미지수다. 분양시장은 청약업무 이관 문제로 이례적으로 한 달간 공백을 가진 뒤 이달 재개됐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로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일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견본주택을 온라인으로 대체 운영하면서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직접 견본주택을 방문해 유니트를 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경우 아예 일정을 미루는 곳도 나오고 있다. 실제 마곡지구 마지막 분양단지이자 대표적인 ‘로또 단지’로 꼽히는 9단지(1529가구)는 전날 입주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에 이를 연기하고, 견본주택 개관도 미뤘다. 견본주택은 일시에 많게는 수천 명이 몰리는 특성상 감염에 취약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미 예정돼 있던 4월 총선이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 종료 역시 건설사들의 분양일정 고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정비사업들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에 물량을 쏟아내려 하지만 4월 총선 등으로 잦은 일정 변경이 예상되는 데다 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분양 물량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비사업이 많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예비청약자들은 청약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곡지구 9단지의 경우 이르면 이달 말 분양 공고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 추이에 따라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는 게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설명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알짜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1분기 분양을 서두르겠지만 신종 코로나로 분양을 미루는 단지들도 있어 여느 때보다 일정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