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나흘간 11명의 확진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는데, 5명은 기확진환자를 통한 2·3차 감염자였다. 사실상 ‘방역 구멍’이다. 방역당국은 사례정의상 밀접접촉자의 범위를 넓혀 자가격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후 발생한 확진환자 중 6번, 9번, 10·11번, 14번 환자는 기확진환자를 통한 2·3차 감염자였다. 이들에게 신종 코로나를 전파한 3번과 5번, 12번 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후 격리되기까지 수일간 대형마트, 의료기관, 극장,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다녀갔다. 추가 환자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환자별 동선을 보면, 6번 환자(55세)를 발생시킨 3번 환자(54세)는 3일간 강남 성형외과와 호텔, 음식점 등을 이용하며 95명과 접촉했다. 6번 환자는 3번 환자의 일상접촉자로 분류돼 관리 중에 증상을 보여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6번 환자의 가족인 10·11번 환자도 신종 코로나로 확진됐다. 6번 환자는 3번 환자와 식사를 했음에도 일상접촉자로 분류됐던 방역 구멍 사례로 지적된다.
12번 환자(48세ㆍ중국)는 가족인 14번 환자(40·여·중국)에게 신종 코로나를 옮겼는데, 현재까지 파악된 접촉자만 138명에 달한다. 처음 의료기관(부천속내과)을 방문한 지난달 23일 이후 수원 친척집과 군포 의료기관(더건강한내과), 군포 약국(현대약국) 등을 방문했다. 26일에는 부천 극장(CGV 부천역점)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이후 부천시 소재 의료기관(부천속내과)과 약국(서전약국), 면세점(신라면세점 서울점)을 다녀갔다. 이동수단은 택시와 KTX, 지하철 등이었다.
5번 환자(33세)는 접촉자(33명)가 상대적으로 적으나, 지하철을 이용해 성북구 일대 잡화점(다이소), 마사지숍(선호케어), 음식점(돈암동떡볶이, 이가네 바지락칼국수), 슈퍼마켓(두꺼비마트, 럭키마트, 가락홀마트) 등 다수 업소를 다녀갔다.
8번 환자(62세·여)는 아직 추가 확진자를 발생시키진 않았지만, 처음 증상이 발생한 후 군산지역에서 대중목욕탕(아센사우나), 의료기관(유남진내과, 군산의료원), 음식점(우리떡갈비)과 대형마트(이마트 군산점) 등을 광범위하게 방문해 접촉자가 72명에 달한다. 8번 환자는 증상 초기 의료기관 방문에서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가 이틀간 해제됐던 사례다.
질본은 최근 수일간 2·3차 감염자가 급증하고, 일상접촉자 중 확진환자가 발생한 점을 감안해 사례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접촉자 중 밀접과 일상을 나눠 접근하는 것이 이해하기도 어렵고, 위험도에 대한 분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 두 부분을 통합해 관리하고, 밀접접촉자의 범위를 조금 더 넓히고 자가격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현재 방향을 잡고 있다”며 “종합적인 대책은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