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올해 배터리 사업의 매출액이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추가 투자로 인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은 2022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31일 열린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사업의 연간 매출은 2조 원 내외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단, 추가 투자 검토 등이 있는 공장이 있어 초기 비용에 따른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다소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생산설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22년에는 배터리 사업의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전 세계 3개 배터리 공장을 가동한다. 안정적으로 가동 중인 서산공장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 중에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이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CAPEX(설비투자)도 올해 강화된다. 올해 CAPEX는 지난해 대비 증가할 예정인데, 이 CAPEX는 배터리·소재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유, 화학 부문에 대한 CAPEX는 감소할 예정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전기차 시장의 보조금 폐지를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신 구매세 면제, 세수 혜택 등 전기차 보조금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정책 기조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면밀한 모니터링은 물론 현지 업체와 파트너링 전략, 현지 전기차 생태계 구축, 정부 및 업계, 단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의 경우 당분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은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상황에서 볼 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석유사업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이번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한 공장은) 2019년 가동률을 100% 달성한 뒤 현재 정상 가동 중”이라며 “신종 코로나의 영향을 지속 모니터링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기대를 걸고 있는 저유황유(LSFO) 사업 역시 주춤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IMO 시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가스오일 크랙이 단기적으로는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추가 확산 방지 노력 등을 통해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1분기 이후 IMO 2020 영향과 더불어 디젤 크랙이 점차 회복되는 양상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SFO를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의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는 1월 말 기준 공사가 99.9% 진척됐으며, 3~4월 조기 상업 가동할 계획이다. 생산량은 현재 3만 배럴에서 7만 배럴로 확대될 예정이며, 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SK이노베이션은 연간 2000억~3000억 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