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4ㆍ15 총선에서 광진구을 지역구를 두고 고민이 깊다. 지난해부터 밑바닥을 다져온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 후보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광진구의 경우 1995년 성동구에서 분리해 개별 선거구가 된 이후 치러진 6번의 총선에서 모두 승리했을 만큼 민주당 입장에서 중요한 지역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 지역에서 5선을 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위기의식이 높을 수밖에 없다. 25년 넘게 민주당이 아성을 지켜온 광진구을에서 오 전 시장이 당선된다면 단순히 의석 1개를 넘겨주는 이상의 정치적 의미가 생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전당대회에서 경쟁하기도 했던 오 전 시장이 정치적 기반을 다지게 될 경우 몸집이 커질 불 보듯 뻔한 상황이어서 민주당의 정권재창출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민주당이 가진 사실상의 유일한 해법은 임 전 실장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구상은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우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오 전 시장의 대항마로) 여러 사람을 넣어 봤는데 굉장히 초경합이 나온다”며 “임 전 실장을 넣어서 조사해보니 비교적 여유있게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총선 차출을 고려했지만 강 장관이 거듭된 권유에도 출마를 고사하자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을 차례로 대입해 후보 호감도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문제는 임 전 실장이 사실상의 ‘정계은퇴’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는 글을 남겼다. 두 달여 만에 정계은퇴 선언을 번복할 경우 임 전 시장에게 커다란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임 전 실장의 복귀 가능성이 불거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을 개, 돼지로 만들지 말라”, “정치인이 발언이 갖는 무게를 알 것”이라며 비판하는 등 반대여론이 거세질 조짐도 있다.
다만 민주당으로서 임 전 실장을 배제할 경우 달리 ‘카드’가 없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임 전 실장과 만찬을 갖고 총선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 의원 역시 “불출마 진정성은 이해하고 또다시 출마로 번복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고민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도부는 1석이라도 더 얻기 위해 욕 먹을 각오를 해야 된다“, “너무 도덕적으로 성인군자들만 공천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현실론’을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현재까지는 총선 불출마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총선에서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는 당 지도부와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21일 민주당 정강ㆍ정책 방송연설 첫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에 복귀한 것을 두고서는 사실상의 정계 복귀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한 만큼 임 전 실장 본인의 결단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