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170원선에 바싹 다가서며 2주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우려가 지속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통화들도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엔화는 110엔 아래로 떨어졌다.
수급적으로는 설 연휴를 앞두고 달러 롱(매수)에 숏 언와인딩(매도포지션 되돌림)이 이어졌다. 반면, 업체들은 네고물량을 꾸준히 내놨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설 연휴를 앞둔 네고물량에 위안화 오름폭에 비해선 원·달러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연휴동안 유럽중앙은행(ECB) 정책금리 결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연휴 이후엔 미국 연준(Fed)과 한국 1월 수출 지표들을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주 원·달러는 1160원에서 1175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167.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65.2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3.7원이었다.
역외환율은 나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64.5/1165.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1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우한 신종 바이러스 영향이 지속된 것 같다. 리스크오프 분위기로 아시아통화가 약했다. 특히, 위안화 약세와 더불어 원·달러도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위안화가 오른 것에 비해 원·달러 오름폭은 크지 않았다. 설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나온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WHO에서 비상사태 선포 결정을 하루 연기해 오늘밤 나올 듯 하다. 오늘밤 ECB도 예정돼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장이 달라지겠지만 컨센서스대로 매파적이라면 달러 강세가 멈추거나 상승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며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1160원에서 1175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우한 폐렴 영향으로 그간 110엔대를 버티던 달러·엔이 반빅 가까이 빠졌다. 위안화는 올랐다. 명절 전엔 달러 롱이라는 격언도 있듯 설 연휴를 앞두고 달러 비드가 많았다. 반면, 업체 네고 물량도 틈틈이 있었다”며 “1150원대를 시도하다 바이러스 문제가 나오며 롱으로 돌아선 분위기다. 오늘도 숏 언와인딩이 계속되며 원·달러가 오른 듯 싶다”고 전했다.
그는 또 “별다른 뷰는 없는 것 같다. 모멘텀에 따라 반응을 하는 모습이다. 2003년 사스때를 보면 원·달러를 포함해 주요 통화들이 4~5% 움직였다.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는 1200원인데 그렇게까지 오를 것 같진 않다. 연초 원화강세 뷰가 여전한 가운데 눈치보는 장세가 지속되겠다”며 “다음주는 1170원대까진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설 연휴 후 연준과 BOA 정책결정이 있다. 연준은 작년 세 차례 금리인하를 한 바 있다는 점에서 별다른 멘트는 없을 것으로 본다. 다음달 1일 나올 국내 수출을 관심있게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38엔(0.35%) 떨어진 109.5엔을, 유로·달러는 0.0005달러(0.05%) 오른 1.108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241위안(0.34%) 상승한 6.9327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1.12포인트(0.93%) 하락한 2246.13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403억6500만원어치를 매도해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