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조 원대 이혼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매월 2000만 원의 생활비를 지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재판장 박범석 부장판사)는 22일 최 회장이 강용석 변호사와 유튜브 방송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등을 상대로 낸 허위사실 유포 금지 가처분소송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최 회장 측 대리인은 법정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준 생활비 계좌이체 내역을 공개했다. 가세연이 제기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이 실물화상기를 통해 공개한 생활비 계좌이체 내역에 따르면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최 회장은 매달 2000만 원씩 노 관장에게 입금했다. 최 회장 측은 “2016년 이전에는 노 관장이 최 회장의 급여 통장을 가지고 있어서 따로 줄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최 회장이 잘 알려진 대기업을 이끄는 기업인이긴 하지만, 생활비를 줬는지까지 가세연에서 드러낼 필요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가세연 측은 “재산 분할이나 위자료 합계액이 1조 원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국민의 관심사인 내용”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재판부가 “가세연이 국민의 의문점을 풀어주려고 한다는데, 설립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었으나 가세연 측 대리인은 “사실은 저도 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지난해 9월 가세연의 ‘슬기로운 깜빵생활’ 편에서 최 회장이 수감 시절 전국 교도소에 라텍스 베개 10만 개를 기증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이 이혼 소송 중인 노 관장에게 그동안 생활비와 주택 관리비를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최 회장 측은 지난해 12월 가세연을 상대로 “해당 내용에 대한 방송을 중단하고 유튜브 등에 이를 게시하거나 유포하지 말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한편 최 회장은 2015년 동거인인 김희영 T&C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 딸이 있다며 노 관장과 이혼 의사를 밝혔다. 이후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조정을 신청했지만 노 관장이 반대해 이듬해 2월 이혼소송이 시작됐다. 노 관장은 지난해 12월 4일 위자료 3억 원과 함께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 42.3%(1조3000억 원 상당)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맞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