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거주자외화예금은 석달째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예금만 놓고 보면 넉달째 사상최고치다. 달러값이 급락(원·달러 환율 하락)하면서 쌀 때 사두자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내외금리차 역전으로 달러화예금 금리가 원화예금 금리보다 높은데다, 미중 무역협상·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경향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 역시 한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1년8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39억3000만달러 늘어난 619억9000만달러로 2018년 4월 630억3000만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개인도 6억4000만달러 증가한 174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석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 불린다.
통화별로는 달러화예금이 48억2000만달러 늘어난 68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2018년 3월 700억8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다. 기업은 41억7000만달러 확대된 533억8000만달러로 2018년 4월 537억3000만달러 이후 가장 높았고, 개인도 6억5000만달러 증가한 154억달러로 넉달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위안화도 5000만달러 늘어 14억2000만달러를 보였다. 반면 유로화는 1억9000만달러 감소한 32억9000만달러를,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등 기타통화는 8000만달러 줄어든 15억달러를, 엔화는 3000만달러 축소된 44억5000만달러를 나타냈다.
김자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기업과 개인 외화예금이 모두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 경상수지 규모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나, 개인은 증가추세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외금리차 역전에 외화예금 금리가 높은데다, 고액투자자들에게 환전수수료를 낮춰주는 등 은행들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미중 1차 무역협상이 타결됐지만 2020년에도 미국 대선과 2차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 등 대외 이슈들도 여전해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2월말 원·달러 환율은 전월말(1181.2원) 대비 24.8원(2.1%) 급락한 1156.4원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은 37억2000만달러 증가한 669억2000만달러를, 외은지점은 8억5000만달러 늘어난 125억2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기업 고객이 많은 국내은행이 기업예금 증가에 힘입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