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손해율이 비교적 양호한 자동차보험 특약 보험료가 대폭 인하된다.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특약 보험료 인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내달 초 KB손해보험에 이어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손보사들의 특약 보험료 인하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내달 8일부터 자동차보험 16개 특약에 대해 평균 10.3% 수준으로 보험료를 인하한다. 대상은 △법률비용지원특약 △상급병실이용 보상특약 △안전벨트착용 상해특약 △간병비지원특약 △주말자기신체사고 위로금특약 △차량수리비확장특약 △다른자동차차량손해추가특약 등 고보장 특약 조건이다. 특히 다른자동차차량손해추가특약은 최대 15% 할인돼 인하 폭이 가장 크다.
KB손보 관계자는 “손해율에 따른 특약 보험료 조정”이라며 “특약 선택에 따라 오히려 보험료가 내려가는 고객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내달 특약 보험료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를 인상한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특약 보험료를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특약 보험료 조정은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으로 해석된다. 통상 2주면 마무리되는 보험개발원 요율검증이 이번에는 한달이 넘게 회신이 오지 않았다. 인상률을 놓고 줄다리기 하던 당국은 3.5%가량 인상률을 묵인해준 대신 손해율이 좋은 특약은 요율조정을 해야하지 않겠냐는 간접적인 메세지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정된 인상률(3%대 중반)도 처음에 요구한 인상률(5% 안팎)에 못 미치지만, 이 조차도 당국은 탐탁지 않아 했다”며 “자동차보험 특약 중 주요담보 외에 기타특약 중 손해율이 비교적 양호한 건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자동차보험료 인상 폭이 3%대 중반에 머무는 상황에서 특약 보험료까지 내려야 한다며 불만이다. 만년 적자인 자동차보험 손실을 회복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인상폭이기 때문이다. 작년 1~11월 보험회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만 1조2938억 원의 손실을 봤다. 12월까지 더하면 2010년(1조5369억 적자)을 넘어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