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 재팬(NO JAPAN), 홍콩 시위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기존에 닦아 놓은 노선 중 경쟁력 있는 노선을 중심으로 증편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축소된 공급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 및 동남아 노선 등에 신규 취항하며 운항 범위를 최대한 확보했다면, 이제는 스케줄 조정을 통해 기존 노선 중 수요가 성장하며 수익성 제고에 도움될만한 노선의 공급 확대를 통해 내실 다지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부터 호놀룰루(미국 하와이) 노선을 주 7회에서 11회로 늘려 운항 중이며, 호주 브리즈번 노선도 주 4회에서 7회로 증편했다. 인도 델리 노선도 매일 운항 중이다.
미 북동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뉴욕 노선을 기존 하루 1회에서 2회로 증편해 운항 중이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최첨단 차세대 기재인 A350 4대, A321NEO 초도기 도입, 뉴욕 2 데일리 증편 등 기재와 네트워크를 보강해 미래의 경쟁력을 한층 더 공고히 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매년 하절기에 증편했던 인천~로마 노선의 수요가 늘고 있어, 이 노선의 확대 운항을 3월로 조금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해당 노선의 운항 스케줄은 기존 주 4회에서 주 7회(매일 운항)로 확대된다.
진에어는 겨울여행 성수기를 맞아 한달 전부터 인천~조호르바루 노선을 기존 주 7회에서 14회로 확대 운항 중이다.
조호르바루는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이자 연중 기후가 온화한 곳으로 겨울에 집중적으로 수요가 증가한다. 특히 싱가포르와는 조호르 해협을 가로지르는 다리로 연결돼 있다는 점도 여행객에는 좋은 입지 조건이다.
청주공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청주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노선을 확대 운항 중이다. 주 21회 운항 중인 청주~제주 노선에 1월 한 달 간 18편의 임시편을 추가 편성해 방학과 명절 등 국내선 수요 증가에 대비하며, 청주~다낭, 청주~방콕의 부정기 노선 운항을 통해 노선 다변화에 나선다.
항공업계의 노선 확대 움직임은 올 겨울 막바지까지 더욱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 부문은 그나마 회복 가능성이 보이지만, 여객 부문에서는 주요 수익 노선인 일본, 홍콩 노선의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아 심각하다"면서 "신규 취항을 비롯한 기존 노선 증편을 물론 고객 확보를 위한 서비스 제공 등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