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이 전통적으로 강한 공정거래와 조세 부문을 앞세워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10대 로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조직으로 구성된 M&A팀이 대기업그룹 거래에서 새롭게 약진하겠다는 각오다.
16일 법조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율촌은 지난해 M&A 법률자문 분야에서 거래 완료기준 64건을 대리했다. 거래금액은 약 10조 원 규모다.
주요 성과를 보면 지난해 대표적 M&A로 꼽히는 롯데손해보험 매각에 참여해 롯데그룹이 보유한 롯데손보 발행 주식 매도 프로젝트를 자문했다. 또 KTB투자증권과 KTB자산운용을 대리해 오스트리아 비엔나 티센터 건물 보유회사의 지분 100% 인수를 도왔다. 현대중공업으로의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경영권 이전 거래도 자문했다.
미래에셋대우 등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를 대리해서는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신주인수거래 투자를 자문했다. 미래에셋생명을 대리해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미래에셋모바일 흡수합병 거래에도 참여했다. 골드만삭스를 대리해 직방의 우선주를 추가 취득하는 프로젝트를 종결하기도 했다.
이밖에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의 합병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급식사업부문 분할 매각 △기업은행의 인도네시아 미트라니아가 은행(Mitraniaga Bank) 인수 계약 체결 △한화지상방산의 100% 자회사 한화디펜스 합병 △남산 스테이트 타워 매각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고압탱크사업 인수 거래 건 등의 법률 자문을 수행했다.
현재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 딜리버리히어로(DH)에 경영권을 양도하는 거래가 공정거래법상 부합하는지 여부를 따지는 기업결합심사 관련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배달어플리케이션 시장 독과점 문제가 지적된 만큼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과 함께 공정거래 강자로 통하는 율촌이 대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율촌의 M&A 부문장인 은성욱 파트너변호사는 “업계에서 율촌은 전통적으로 조세와 공정거래가 강한 곳으로 평가받는다”며 “1997년 설립 직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부당지원 행위를 대대적으로 조사했는데, 당시에 기업들을 대리하며 좋은 성과를 많이 올렸다”고 회고했다.
은 변호사는 ”480여명의 변호사를 포함한 전문가 중 130명으로 구성된 M&A팀은 40대가 주축으로 패기 넘치고 추진력 있는 조직”이라며 “기업 임원진과 오랜 관계를 이어온 다른 로펌들보다 상대적으로 젊기 때문에, 나이가 중요한 한국사회에서 그동안 우리가 가진 역량에 비해 노출이 덜된 것 같다. 재계에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앞으로는 큰 딜에서 기회가 더 주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율촌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분야에서 4곳의 상장을 도왔다. 공모금액은 1조1700억 원 규모다.
현대오토에버와 롯데쇼핑리츠, 한화시스템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했다. SNK는 코스닥에 상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