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배 교수는 2006년 도마뱀처럼 벽을 타고 오르는 스티키봇(Stickybot)을 발명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스티키봇은 그해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최고의 발명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2012년부터 MIT 생체모방 로봇연구소(Biomimetic Robotics Lab)를 이끌며 4족(足) 보행 로봇인 ‘치타’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달 11일 제주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는 김 교수가 개발한 4족보행로봇 미니 치타를 전시해 관심을 모았다.
미니치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족 보행로봇 치타를 소형화한 로봇이다. 백플립, 점프가 가능하다. 재난지역 탐지, 재해 구호,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전자는 MIT 생체모방 로봇연구소의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물체조작 기술(Manipulation)을 연구한다고 15일 밝혔다.
LG전자와 김 교수는 지난해 말 연구과제 선정을 마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협업에 들어간다. LG전자 CTO 산하 로봇선행연구소에서 연구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차세대 로봇기술을 선점할 계획이다. 물체조작기술은 로봇의 손이나 팔을 이용해 물체를 집거나 옮기는 기술이다.
LG전자는 감성인식과 내비게이션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다. 4족 보행과 물체조작 기술 분야의 권위자인 김 교수와 협업을 통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는 "글로벌 가전업계를 선도해 온 LG전자와 함께 일할 수 있어 기쁘다"며 "우리의 삶을 향상시킬 미래 로봇을 LG전자와 함께 고민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박일평 사장은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김상배 교수와의 공동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보스턴에 로봇 연구거점을 마련함으로써 미래 성장동력인 로봇사업의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미국 보스턴에 'LG 보스턴 로보틱스 랩(LG Boston Robotics Lab)'을 설립한다. 보스턴은 로봇관련 기업과 스타트업이 몰려있어 기술 연구가 활발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로봇 산업을 살펴볼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LG전자는 로봇 인프라가 풍부한 보스턴에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미래 로봇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김 교수와 더욱 긴밀하게 공동연구에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산업용에서 서비스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로봇과 로봇 관련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