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3일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 등 2건의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을 처리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재석 의원 167명 중 찬성 165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검찰청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166명 중 찬성 164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입법은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기관 개혁 분야 ‘1호’ 공약이다. 공수처 법안은 지난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나머지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 등 수사권 조정 법안을 처리해 검찰개혁 입법 작업을 매듭지었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찰청법 개정안과 함께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의 1차 수사 재량권을 대폭 늘리고 경찰이 검사의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하고 무혐의 판단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는 점 등이 특징적인 내용이다.
또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 검찰과 경찰을 상호협력 관계로 설정했다.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일부 범죄를 특정하고, 나머지 수사 권한을 경찰에 이양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검찰은 부패 범죄, 경제 범죄, 선거 범죄, 방산 비리 범죄나 경찰공무원 범죄, 대형 참사 사건 등만 직접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검찰의 영장청구 권한에도 변화가 생긴다. 헌법에 규정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유지하되, 고등검찰청에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영장심의위원회를 둬 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 경찰이 심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은 기소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 수사 요구권, 징계 요구권, 사건 송치 및 시정도치 등의 수단을 통해 사법적 통제를 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까지 국회를 통과하면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입법은 모두 완료됐다.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지 약 8개월여 만이다. 패스트트랙 안건 상정이 있기까지 이어진 진통을 포함하면 약 10개월가량 계속돼 온 여야 대치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오면 검찰 특권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며 “의원들이 일치단결해서 검찰개혁과 정치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이 기세 그대로 4월까지 전력 질주해서 총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