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건설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최근 크게 증가했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도내 미분양 아파트는 2만710가구로 6월말의 1만6733가구에 비해 23.8%인 3977가구가 늘어났다.
도는 건설업체들이 정확한 미분양 가구수를 공개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미분양 물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기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올 2월 2만1178가구를 정점으로 4월 1만8104가구, 5월 1만7661가구 등 매월 소폭의 감소세를 보여왔다.
7월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어난 것은 건설경기 침체 속에 분양에 고전하고 있는 용인지역 아파트 건설업체들이 미분양 규모를 축소하거나 숨겨오다 비교적 정확한 수치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용인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별다른 이유 없이 6월말 100여가구에서 7월말 3365가구로 급격히 늘어난 것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역은 용인에 이어 ▲고양 5502가구 ▲수원 2690가구 ▲남양주 2227가구 등이며 전용 면적 85㎡(25평형) 이상이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 증가는 지난해말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분양에 나선 상태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 및 전매제한 강화 등 정부의 부동산 투기 대책이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경기지역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일부 지방에서 시행하는 미분양 아파트 환매조건부 매입을 수도권에서도 시행할 것을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달 중 용인과 수원 광교신도시, 평택 등 경기 남부지역에서 총 6000여가구가 한꺼번에 분양된다. 일시에 대규모로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적체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신규 미분양 발생 가능성도 높아 수도권 분양시장이 더욱 침체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건설사들은 이달 중 용인, 광교신도시, 평택, 오산세교지구 등 경기 남부지역 총 8곳에서 6296가구를 집중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는 이미 대부분 중대형 아파트는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데 비해 수요는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분양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