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이투데이가 채권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원이 1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1차 합의에 이르는 등 대외여건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성장률과 물가, 심리지표 등도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원 중 과반 이상은 지켜보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5일 예정된 미중 1차 무역합의 서명으로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긴장감도 완화되고 있는 중”이라며 “물가전망치를 추가 조정할 요인이 있지 않고, 일부 심리지표와 반도체 경기, 수출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사실상 무응답을 한 한 명을 제외하면 응답자 전원은 두 명의 인하 소수의견을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여건은 변한 게 없다. 기존 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신인석 위원에 이어, 의사록에서 금리인하가 바람직하다고 했던 조동철 위원도 명시적으로 인하 의견을 낼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응답자 중 6명은 2월 인하를 예상했다. 정부가 상반기 중 재정정책을 집중하며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공조 차원에서 통화정책도 대응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실질금리가 높은 점, 국내총생산격차(GDP갭)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저성장·저물가가 계속되는 점도 한차례 정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요인으로 꼽혔다. 4월 4명의 금통위원이 대거 교체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명목금리는 역사상 최저나 실질금리는 플러스라는 점에서 덜 완화적이다. 인하여력은 존재한다. 또, 경기부양 측면에서 정부 공조차원에서의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마이너스 GDP갭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완화적인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기대는 불가피하다”며 “2명의 소수의견 개진 후 대규모 금통위원 교체 이전인 2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2명의 전문가는 연내동결을 예상했다. 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 중 4명도 각자 예상하는 인하시점에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내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언급한 것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가계부채나 부동산가격과 관련해 정부가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아주 큰 외부 불확실성이나 충격이 없다면 인하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물가안정에서 금융안정으로 초점이 이동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은은 17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인하된 1.25%로, 2016년 6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기록한 사상 최저 수준과 같다. 이후 작년 11월 금통위에서는 신인석 위원이 명시적으로 금리인하를 주장했고, 조동철 위원도 추가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