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에도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접는 스마트폰 출시 1년 만에 노트북으로까지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며 IT산업의 폼팩터(form factor)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폴더블 노트북의 등장은 스마트폰과 패블릿(phablet), 태블릿(Tablet), 노트북, PC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IT 제품 판도를 뒤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노트북이 대거 공개됐다.
레노버는 세계 최초 폴더블 PC인 씽크패드 X1 폴드(ThinkPad X1 Fold)를 내놨다. 이 제품은 경량 합금과 탄소 섬유로 제작됐으며, 가죽 폴리오 커버로 덮여있다.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컴팩트한 모양부터 완전 평면 디스플레이까지 매끄럽게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
레노버의 폴더블 노트북은 13.3인치 접이식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무게는 1㎏ 미만으로 매우 가볍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PC 업체 델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노트북 ‘오리’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13인치 크기의 화면을 접는 형태다. 펼쳤을 때 태블릿처럼 쓸 수 있고, 반으로 접은 상태에서는 화면에 키보드를 띄워 노트북처럼 활용할 수 있다.
델은 또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듀엣’ 모델도 선보였다. 듀엘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대신 2개의 화면을 이어붙인 제품이다. 하나의 화면을 접는 방식이 아니라 2개의 화면을 이어붙여 화면을 각각 독립적으로도, 연결해서도 한 화면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V50 씽큐와 비슷한 형태다.
인텔은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라는 접는 노트북을 공개했다. 펼치면 화면이 17인치, 접으면 13인치에 달한다. 지난 6일 CES 기조연설에서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수석 부사장은 “제조사와 협력해 폴더블 스크린 노트북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듀얼 스크린 노트북인 ‘서피스 네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9인치 화면 2개가 접히는 형태로 분할 화면으로 사용하거나 노트북처럼 가상 키보드를 띄워 활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도 폴더블 노트북 상용화에 가세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3개의 폴더블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클램셸’(clamshellㆍ조개껍데기), 갤럭시 폴드의 후속 작품인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폰, IT 제품 등이다. 이 가운데 IT 폴더블 제품은 노트북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CES에서는 패널 업체와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폴더블 기기의 전시가 크게 증가했다”며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앞으로 모바일 기기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기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