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삼성전자 등 국내 전자통신 경쟁기업 등에 'AI 초협력'을 제안했다.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AI(인공지능) 사업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이 네거티브 경쟁을 할 게 아니라 기업 이윤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라도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박 사장은 회사 이름에서 '텔레콤'을 떼고 'SK 하이퍼 커넥터'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박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0(미국 소비자가전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청사진을 공개했다.
우선 박 사장은 사명 변경과 관련해 "SK텔레콤 전체 수익 중 60%가 통신 매출인데, 자회사 매출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통신 이미지가 강한 '텔레콤'이라는 이름을 바꾸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내부 검토 중인 사명은 '초협력'이라는 의미를 담은 'SK하이퍼커넥터'다. SK텔레콤 내부적으로는 통신분야 외에 자회사를 모두 포괄하자는 것이고, 외적으로는 ICT 기업 간 협력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통신 분야 외에 11번가(유통)·ADT캡스(보안)·티브로드(미디어) 등을 자회사로 갖고 있다. 이처럼 모든 사업부문을 아우르며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등 새로운 ICT(정보통신) 기술을 표방하는 기업으로 탈바꿈 하겠다는 의지다.
박 사장은 이번 CES에서 우리나라 국내 전자통신 기업들의 'AI 초협력'도 제안했다. 구글, 아마존 등의 글로벌 기업이 AI 협력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국내 기업도 다각적인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이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 등은 이번 CES에서 AI나 IoT(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스마트홈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3자 연합군 결성을 공식화했다.
박 사장은 "AI는 우리도, 삼성도 필요하다"며 "각사가 가장 뛰어난 역량을 합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 도태돼 플레이어가 아닌 루저(패자)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사장은 이어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과 CES에서 만나 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카카오와도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향후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 AI초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한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아마존 웹서비스) 최고경영자 앤디 제시가 SK텔레콤의 5G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에 대한 관심을 표하고, 마이크로소프트사와도 긍정적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5G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들과도 전방위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