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보수 단체의 광화문 집회에서 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 겸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가 2일 구속을 피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전 목사와 비서실장 이은재 목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이 사건 집회의 진행 경과, 집회의 방법 및 태양, 범죄 혐의 관련 집회 현장에서의 피의자의 구체적 지시 및 관여 정도, 수사 경과 및 증거수집 정도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 목사는 이날 오전 10시 17분께 법원에 도착해 “건국 후 최고 집회가 폭력집회이고, 이를 사주했다는 것이 죄목인데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한기총 정관에 나라와 교회를 공산주의에서 지킨다고 돼 있고, 저는 당연히 국민저항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폭력 집회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보다 먼저 행사를 마친 탈북자 단체가 청와대에 항의하기 위해 경찰 저지선을 돌파해서 30명 가까이 연행됐다가 하루 만에 훈방처리 종결된 사안”이라며 “근데 3개월 뒤에 저에게 사주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심사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집회 참가를 이유로 전 목사 측에서 연기 신청을 하면서 한 차례 미뤄졌다.
이들은 범투본 등 보수 성향 단체가 지난해 10월 3일 개천절 서울 광화문에서 연 정권 규탄 집회에서 불법 행위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를 받는다.
당시 탈북민 단체 회원을 비롯한 집회 참가자 46명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기 위해 경찰관을 폭행하고 안전벽을 무력화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이 ‘순국결사대’라는 조직을 구성해 청와대 진입을 준비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사전에 계획하고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목사는 4차례 경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다 지난해 12월 12일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전 목사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26일 전 목사 등 범투본 지도부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튿날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범투본 관계자 1명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한편 전 목사는 내란선동과 기부금품법ㆍ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된 상태다. 경찰은 관련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