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대책에도 끄떡않는 현금부자들…강남 고가 아파트 신고가 연일 경신

입력 2020-0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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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리버파크 대형 평형 한 달여만에 8000만원 올라…“현금부자들 대책 영향 미미”

서울 강남의 일부 고가 아파트 매매가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고강도 부동산 정책인 12ㆍ16 대책 이후에도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고가 거래가 이뤄져 초고가 아파트에는 대책 영향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25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64.39㎡가 43억8000만 원에 계약됐다. 전달 11일 43억 원에 거래된 이후 한 달여 만에 8000만 원 또 오른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2차 아파트’ 역시 전용 127.78㎡ 규모의 대형 평형이 지난달 21일 34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기존 최고가였던 32억 원(11월 13일)에서 한 달 만에 2억5000만 원 뛴 값이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의 대형 평형 매매가도 최근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용 126.928㎡가 지난달 23일 33억5000만 원에 매매됐다. 이 면적으로는 6개월 만에 거래가 성사된 것인데 가격은 무려 8억3000만 원이나 올랐다.

수서동 ‘강남 더샵 포레스트’의 경우 전용 114.4856㎡가 작년 1월 19억 원에 거래된 이후 한동안 잠잠하다가 지난달 29일 23억70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하며 매매됐다. 매매가는 그 사이에 4억7000만 원 뛰었다.

고가 아파트라고 모두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은 아니다.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는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에서는 전용 76.79㎡의 호가가 12ㆍ16 대책 발표 이전인 20억5000만~21억 원에서 19억8000만~19억9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연합뉴스)
그나마 매물도 없는 상황이다. 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사는 “전세는 2억 원 정도 올라서 계약되는데 매매는 거래가 끊겼다”며 “‘줍줍’(줍고 또 줍는다의 약어) 수요가 있을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H공인중개사도 “12ㆍ16 대책 이후 거래 문의가 멈췄다”며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이상이 30억 원을 넘긴 하지만 대부분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도 대형 평형 아파트의 최고가가 갈아치워지는 것은 12ㆍ16 대책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 부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2ㆍ16 대책은 9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금융규제를 강화했다. 먼저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을 기존 40%에서 20%로 줄였다. 시가 1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자체를 금지했다. 금융권에서도 대출 자체를 해주지 않는 사례가 없었다고 입을 모을 만큼 강수를 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에도 금융권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는 계층은 대책 이전과 별다를 게 없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5억 원 이상의 주택 거래를 하는 사람들 가운데 기존에도 대출에 의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12ㆍ16 대책 영향이 없다”며 “대책 영향을 받는 아파트는 시가 9억~15억 원이고, 당분간 이 구간의 아파트 시세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9억 원 이하 아파트의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15억 원 이상 아파트의 시세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아파트 가격 구간별 상이한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4월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 종료, 6월 말에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이 끝나는 이슈가 나올 때 주택 시장은 또 한 번 변곡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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