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25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64.39㎡가 43억8000만 원에 계약됐다. 전달 11일 43억 원에 거래된 이후 한 달여 만에 8000만 원 또 오른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2차 아파트’ 역시 전용 127.78㎡ 규모의 대형 평형이 지난달 21일 34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기존 최고가였던 32억 원(11월 13일)에서 한 달 만에 2억5000만 원 뛴 값이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의 대형 평형 매매가도 최근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용 126.928㎡가 지난달 23일 33억5000만 원에 매매됐다. 이 면적으로는 6개월 만에 거래가 성사된 것인데 가격은 무려 8억3000만 원이나 올랐다.
수서동 ‘강남 더샵 포레스트’의 경우 전용 114.4856㎡가 작년 1월 19억 원에 거래된 이후 한동안 잠잠하다가 지난달 29일 23억70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하며 매매됐다. 매매가는 그 사이에 4억7000만 원 뛰었다.
고가 아파트라고 모두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은 아니다.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는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에서는 전용 76.79㎡의 호가가 12ㆍ16 대책 발표 이전인 20억5000만~21억 원에서 19억8000만~19억9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도 대형 평형 아파트의 최고가가 갈아치워지는 것은 12ㆍ16 대책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 부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2ㆍ16 대책은 9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금융규제를 강화했다. 먼저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을 기존 40%에서 20%로 줄였다. 시가 1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자체를 금지했다. 금융권에서도 대출 자체를 해주지 않는 사례가 없었다고 입을 모을 만큼 강수를 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에도 금융권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는 계층은 대책 이전과 별다를 게 없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5억 원 이상의 주택 거래를 하는 사람들 가운데 기존에도 대출에 의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12ㆍ16 대책 영향이 없다”며 “대책 영향을 받는 아파트는 시가 9억~15억 원이고, 당분간 이 구간의 아파트 시세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9억 원 이하 아파트의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15억 원 이상 아파트의 시세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아파트 가격 구간별 상이한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4월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 종료, 6월 말에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이 끝나는 이슈가 나올 때 주택 시장은 또 한 번 변곡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