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여명이 밝아올 조짐이다. 기업 실적심리는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향후 전망심리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수출기업 전망은 반도체 호조 등 기대감에 힘입어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경제심리도 두 달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경제심리에서 계절 및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도 넉 달 연속 반등세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전산업 업황실적 BSI는 2포인트 상승한 76을 나타냈다. 역시 작년 6월(80)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 응답 업체수가 부정 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한다. 반면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장기평균치 80 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는 8포인트 상승한 80을, 금속가공은 4포인트 오른 67을 기록했다. 각각 신차 출시효과와 이에 따른 자동차 프레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토목건설 수주가 증가한 건설업은 8포인트 상승한 74를 보였다. 운수창고업(83)은 연말 택배 수요에, 정보통신업(93)은 연말 공공부문 시스템통합 등 정보통신(IT) 수요에 각각 7포인트씩 올랐다. 반면, 전자ㆍ영상ㆍ통신장비는 디스플레이 관련 전자부품 판매 부진에 2포인트 떨어진 79를 나타냈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내년 1월 업황전망BSI를 보면 제조업은 2포인트 오른 73을, 비제조업은 1포인트 상승한 75를 기록했다. 전산업도 1포인트 올라 74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전자ㆍ영상ㆍ통신장비는 반도체 가격 상승 기대감에 7포인트 상승한 83을 기록했다. 금속가공(65)과 건설업(70)은 각각 실적 상승과 같은 이유로 4포인트와 7포인트 올랐다. 운수창고업 역시 설 명절 택배수요 기대로 6포인트 오른 82를 나타냈다.
제조업 부문을 기업 규모와 형태별로 보면 우선 12월 실적에서는 대기업(80)과 수출기업(80)이 각각 2포인트씩 오른 반면, 중소기업(68)과 내수기업(70)은 각각 1포인트씩 떨어졌다. 1월 전망부문에서는 내수기업(-1포인트)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올랐다.
특히 수출기업은 8포인트 오른 83을 기록했다. 이는 3월 12포인트 급등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반도체값 상승 기대감에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부문이 좋은 데다, 비철강 쪽을 중심으로 1차금속이, 해외건설 관련 굴삭기 등 기타기계 및 장비가 각각 호조를 보인 것이 8포인트 상승 중 7포인트를 차지한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ESI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상승한 91.9를 기록했다. 과거 수치가 수정되면서 8월(91.1)을 저점으로 반등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주요 8개 지표 중 하락이 하나도 없다. 조금씩이지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 업체는 3270개 업체였다. 조사 기간은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