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노조는 내년 춘계 노사 교섭에서 임금 인상의 새로운 구조를 제안할 전망이라고 2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기본급을 끌어올리는 일률적인 인상을 포기하고 개인성과에 따른 차등 배분 제도를 검토한다. 그만큼 성과 중시 경향이 더욱 강해지게 된다. 일본 제조업을 상징하는 도요타의 이런 변화는 다른 기업 임금인상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도요타 노조는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웹사이트 홍보지에서 “신축성이 붙은 배분”이라는 표현을 사용, 새로운 임금 구조를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노조가 검토하는 방안은 기본급 인상분에 해당하는 재원을 확보한 이후 조합원 개별 평가에 따라 배분하는 제도다. 현재 A~E의 5단계 인사 평가를 반영, 임금인상폭에 차이를 내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정기 승급은 현재 주요 논점에서 제외된다.
이런 방안이 통과되면 임금인상률에도 평가가 반영돼 성과 중시 경영 기조에 더욱 무게를 더한다. 도요타 노조의 ‘일률적 기본급 인상 탈출’ 요구는 약 6만9000명 전체 조합원이 대상이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합원 연대를 중시하는 노조가 각 구성원의 임금 차이로 이어질 수 있는 성과에 따른 차등 배분을 제안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노조가 경영진이 보였던 위기의식을 공유한 것이 이런 파격적인 검토 배경에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현재 자동차업계는 전환기를 맞이해 앞으로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전기차 보급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도요타는 오는 2025년에 전 세계 자사 신차 판매의 절반이 넘는 550만 대를 전기차로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이익률이 낮아 전체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올해 봄 임금인상 협상을 마무리 지은 후 “일률적인 인상은 공정하지 않다”며 노조 측의 태도를 떠보는 듯했다. 이후 도요타 노사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임금 제도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 왔다.
도요타는 올해 춘계 노사 협상 등과 별도로 인사 제도 전반을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전문 위원회를 발족, 개인 능력을 평가하기 쉬운 시스템 마련을 추구해왔다.
다만 과제도 있다. 노조 내에서 새로운 임금 제도를 받아들이려면 공정한 평가제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요타 노조는 내년 1월 말 사측에 전달한 요구안을 정하고 나서 2월 초 이를 최종 확정한 뒤 사측과의 협상을 3월에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