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방청객이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 시신 사진을 실물화상기를 통해 화면에 현출시켰다.”
“피고인에게 계속 부인하면 세무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말해 허위로 자백하게 하고, 상하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도 이를 전해 듣고 그 진술에 부합하는 허위 진술을 하게 됐다.”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들이 전국 검찰청 검사들을 평가한 결과 일방적이거나 강압적인 태도로 피의자를 모욕하거나 허위 자백을 유도하는 등의 부적절한 사례가 만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협은 17일 전국 회원 2만2668명 가운데 2070명(9.13%)으로부터 수사 검사 1253명, 공판 검사 632명에 대한 평가표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 상반기 검찰 인사에 반영해달라며 검찰총장과 법무부에 전달했다.
변협의 검사평가 결과 하위권 검사 중에는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 시신 사진을 방청객이 있는 법정 안에서 실물화상기에 띄워 공개한 경우가 있었다. 또한 혐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에게 세무조사를 한다거나 회사를 전부 털겠다는 등의 모욕적인 언사를 한 사례도 있었다.
변협은 하위권 검사들에 대해 “수사 단계에서 예단을 가지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고성을 지르고 피의자를 무시하는 말투를 사용했다”며 “강압적인 태도로 변호인의 조사 참여를 불편하게 하고, 피의자가 변명하는 경우 큰 소리로 윽박지르거나 자백을 강요하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지적했다.
우수 검사 평가도 진행됐다. 변협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사건 관계인을 배려하며 수사ㆍ공판 절차를 진행한 검사 20명을 우수 검사로 선정했다.
변협은 우수 검사에 대해 “심증과 관계없이 친절한 태도로 피의자와 변호인을 대하고, 고소인과 피의자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균형 잡힌 판단을 하려고 노력했다”며 “사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피해자 영상 녹화물 등을 면밀히 열람해 증거조사가 꼼꼼히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변협은 2015년부터 매년 검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평가 대상 기간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다. 변협은 각각의 사례를 정리해 ‘2019년 검사평가 사례집’을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