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를 통과한 2020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정책위 의장이기도 한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역구(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와 관련해 86억 원의 국가예산을 증액했다.
세부 내역을 보면 상주·청송 LPG 소형 저장탱크 보급 사업에서 정부안 67억2000만 원에 3억 원을 더했다. 의성 불법폐기물처리행정대집행 예산으로 정부안(221억7600만 원)에 48억 원을 추가했고, 구미-군위IC 국도건설 예산 45억6400만 원에 20억 원을 늘렸다.
이 밖에도 김 위원장은 △상주 용포지구, 강화 매음지구 농촌용수 개발(6억 원) △상주시 냉림 하수관로 정비(5억 원) △59호선 상주 낙동-의성 다인 선형개량 사업(4억 원) 등 정부안에 없던 사업을 신설했다. 김 위원장은 여야 ‘4+1(민주당·정의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차원에서 마련한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세금 도둑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 소속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위원들도 각각 자기 몫을 챙겼다. 한국당 간사였던 이종배 의원은 지역구인 충주에 국립충주박물관 건립(3억 원), 충주 두무소 생태탐방로 조성(1억 원) 등의 예산을 새로 만들었다.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서도 노후공단 재정비 지원예산으로 정부안 70억 원에 10억 원이 추가됐고, 부산 사상-하단 도시철도 건설 예산(정부안 200억 원)과 부산 사상역 환승센터 구축 예산(247억 원)도 각각 30억 원과 10억 원씩 증액됐다. 박완수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 지역에도 창원 진해명동 마리나항만, 창원 스마트제조 고급인력 양성, 용담 하수관로 정비, 창원 북부순환도로 개설 등에 정부안보다 약 75억 원이 불어났다.
여당인 민주당 소속 예산소위 위원들도 지역구 예산을 살뜰히 챙겼다. 민주당 간사 전해철 의원은 지역구(경기 안산 상록구갑)와 관련해 신안산선 복선전철에 50억 원, 신안산선 2단계 사전타당성 조사에 2억 원을 증액했다. 전 의원의 지역구와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사업까지 합하면 거의 100억 원가량이 새로 편성되거나 증액됐다. 인천 남동구갑 지역구의 맹성규 의원의 경우 남동 소재부품장비 실증화 지원센터 사업 예산으로 45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지역구 예산을 챙기는 데는 초선도 예외가 없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충남 아산시와 관련해 △아산 음봉 복합산단 진입도로(20억 원 증액) △아산시 인주 하수관로 정비사업(16억5000만 원 증액) △아산시 둔포 하수관로 정비(16억3000만 원 증액) 등을 챙겼다. 부산 사하구갑을 지역구로 둔 최인호 의원은 부산북항 재개발 예산으로 정부안 224억1200만 원에 30억 원을 증액했고, 광주 서구갑의 송갑석 의원도 육아종합지원센터 설치 예산 2억 원을 새로 만들었다.
여야 ‘실세’ 의원들도 지역구 예산을 두둑하게 확보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세종시에서 지역교통안전환경개선사업에 정부안 9억5000만 원에 5억1200만 원을 증액했고, 윤호중 사무총장은 경기 구리시에서 빗물펌프장 정비비로 정부안에 없던 4억 원을 새로 편성했다. 이와 함께 ‘4+1 협의체’에서 예산 수정안 마련에 동참한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전북 전주병), 조배숙 평화당 원내대표(전북 익산을),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전북 정읍시·고창군), 장병완 대안신당 대표(광주 동구남구갑) 등이 정부안에 반영된 예산을 늘리거나 정부안에 없던 예산을 지역구에 새로 편성했다.